두산로보틱스·HD현대로보틱스·한화로보틱스 등 국내 로봇 3사가 뚜렷한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융합 지능형 로봇'을 실현한 두산과 '정밀 산업용 솔루션'에 강점을 둔 HD현대, '현장 최적화 실용 로봇'을 앞세운 한화 등 세 회사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K-로보틱스'의 미래를 설계 중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HD현대로보틱스·한화로보틱스 등 3사는 오는 27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오토매티카(AUTOMATICA) 2025'에 참가해 각각의 개성을 담은 테마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두산로보틱스는 'AI 중심의 지능형 로봇'이라는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로봇 비즈니스를 넘어, 소프트웨어·AI·자동화 솔루션을 통합한 지능형 로봇 생태계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결과물을 제시한 것이다.
AWS와 공동 개발한 '보이스 투 리얼(Voice to Real)'은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문맥을 해석하고 로봇이 직접 작업을 수행하는 솔루션으로, LLM과 3D 비전 기술이 통합된 차세대 인간-로봇 인터페이스로 평가받는다.
자동차 부품 핸들링, 샌딩, 외관 검수, 바리스타 솔루션 등 다양한 현장 중심 기술도 전시했는데, 이들 모두에 AI 기반 판단·제어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의 쿠로보(CuRobo) 시뮬레이션 플랫폼과 연계한 '심 투 리얼(Sim to Real)' 기술은 가상 시뮬레이션과 실환경을 연결하는 디지털 트윈 기반 자동화 시스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유럽 기업들과 공동 개발한 상용 솔루션을 통해 제너럴모터스(GM), 다농, 하이네켄 등 글로벌 고객을 확보한 점도 두산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두산은 'AI 기반 스마트 로보틱스 선도 기업'으로의 비전을 더욱 분명히 하고 나섰다.
HD현대의 로봇 자회사 HD현대로보틱스는 전통적인 산업 자동화 기반을 바탕으로 고속·고하중을 구현한 '하이브리드 협동로봇(HDC 시리즈)'과 AI 기반 용접 솔루션을 중심에 세웠다. 그 중 최대 가반하중 50kg, 초속 6m의 동작 속도를 구현한 HDC 시리즈는 기존 협동로봇의 성능 한계를 뛰어 넘었다. 이는 유럽과 같은 안전 기준이 까다로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무기로 평가된다.
아울러 AI가 용접 상황에서 용융풀을 실시간 분석하고 자동 보정하는 기능, 캐드(CAD) 기반 3D 비전 솔루션으로 작업 경로를 최적화하는 기술 등 정밀 제어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HD현대는 기술 시연과 체험형 부스를 통해 사용자의 실제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을 강조하며, 유럽 법인을 통한 현지 밀착 전략도 병행 중이다. HD현대는 '산업 자동화 정통 기업의 기술 진화' 등을 통해 글로벌 톱티어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는 '더 나아간 미래(A Further Future)'라는 테마로 현장 밀착형 로봇 솔루션 중심 전략을 선보였다. 새롭게 공개된 고하중 협동로봇 'HCR-32'는 최대 32kg까지 물체를 운반할 수 있어 태양광 패널이나 배터리 모듈 등 고중량 부품을 다루는 작업에 최적화 돼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작업자 접근 시 속도를 자동 조절하는 3D 비전 기반 '비주얼 세이프티' 기술은 협업 작업의 안전성과 효율을 동시에 만족시켜 눈길을 끈다.
한화는 이와 함께 사용자의 손동작을 기록하고 따라 하는 '모션 트래킹', 협동로봇 간 동시 제어가 가능한 멀티로봇 시스템, AI 기반 물체 인식 솔루션 등을 대거 선보였다.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등 이동성과 유연성을 강조한 로봇 라인업도 함께 전시하며, '다양한 산업군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실용 로봇 기업'이라는 한화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오토매티카는 유럽 최대 규모의 로봇, 자동화 기술 솔루션 전시회로 로봇 공학, 머신비전 및 디지털 솔루션 등과 관련된 기업들이 참가해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소개하는 자리다. 올해는 '스마트 자동화 및 로보틱스'를 주제로 진행되며 국내 로봇 3사 외에도 유니버셜로봇, 테크맨, 화낙 등 글로벌 로봇 선도기업들이 참가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독일 뮌헨에서 24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오토매티카 2025' 현장 모습. 사진=메쎄 뮌헨 Gmb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