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의 해외우려기관 규정 적용
중국기술 이용땐 보조금 못받아
현지시설 구축 韓기업 반사이익
중국기술 이용땐 보조금 못받아
현지시설 구축 韓기업 반사이익
미국 공화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대상에서 중국을 배제시키는 법안을 추진한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현지에 단독공장을 보유한 한국 배터리 기업과의 협력을 원하는 완성차 업체들의 러브콜이 쏟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은 '금지외국단체(PFE)로부터 부품 지원을 받거나 외국기관과의 라이센싱 가치가 100달러를 초과할 경우 2027년부터 AMPC를 수령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IRA AMPC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IRA의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을 AMPC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FEOC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특정 국가의 정부나 단체, 개인의 지분이나 의결권이 25% 이상 포함된 기업으로, 이들은 IRA에서 전기차 세액공제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이에 중국 CATL은 기술 제휴의 로열티를 받고 제너럴모터스(GM)이 공장 지분 100%를 보유하는 형태로 미국 내 합작공장을 세워 FEOC를 우회했다.
이번 공화당 개정안은 전기차 세액공제에 적용되는 FEOC를 AMPC에도 새롭게 적용하는 만큼 중국 기술을 이용해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해도 세액공제 보조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게 된다.
트럼프 정부 역시 중국의 첨단제조에 대한 강력한 견제 의지를 갖고 있으며, 미 의회도 중국 견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모두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해당 법안은 빠른 시일 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 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가성비'가 사라지게 된다. 미국 내에서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할 경우 kwh당 배터리 셀은 35달러, 모듈은 10달러의 보조금을 각각 받을 수 있다. 셀과 모듈 모두 생산해 판매하면 kwh당 최대 45달러를 받는다.
하지만 중국과의 어떤 협력 방식이든 해당 보조금은 받을 수 없다. 전기차용 배터리의 가격이 대략 kwh 당 100달러 안팎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AMPC 대상의 해당 여부는 현지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제품의 장점이 사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내 단독 생산시설을 이미 구축한 국내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현지에서 단독으로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인 배터리 기업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를 제외하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일본 파나소닉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홀랜드와 애리조나, 랜싱공장 등 3곳을, SK온은 조지아주 1·2공장을 운영 중이다.
또 이번 세제 개정안에는 기존 AMPC 폐지 시점을 2033년을 2032년으로 1년 앞당기기고, AMPC 크레딧 교환을 2028년 이후 폐지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의 폐지처럼 보조금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에서도 AMPC를 2029년까지 100% 지급하다가 2030년 75%, 2031년 50%, 2032년 25%, 2033년부터 0%로 줄도록 설계했다"며 "AMPC 보조금 폐지는 장기적으로 예정된 수순인데 1년 더 빨라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 개정안에서 FEOC 규정을 AMPC에 적용한 부분이 중국의 미국 우회 진출까지 막는 내용이어서 중국 기업들의 입지를 더 좁힐 것"이라며 "미국 내 생산시설을 빠르게 구축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의 협력 추진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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