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고소전은 나 의원이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에서 시작했다. 당시 나 의원은 드럼통에 들어간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하면서 "영화를 영화로만 볼 수 없는 현실, '드럼통 정치'에 많은 국민들이 떨고 있다"고 적었다. 나 의원은 "진실을 향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비상식적인 사회를 바로잡겠다"며 "드럼통에 사람 하나 묻어버린다고 진실까지 묻힐 거라 생각하지 마라"고 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 '나 의원의 '드럼통에서 연상되는 건 영현백'이라는 제목의 서면브리핑을 진행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브리핑에서 "나 의원이 공포 마케팅에 나섰다"며 "70~80년대 반공교육이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떠올리게 하려는 것 같다. 민주당에 대한 악마화가 인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야당 인사들을 수거해 영현백에 담아 처리하려던 것은 내란 수괴 윤석열"이라며 "내란 수괴 윤석열이나 나 의원은 대체 국민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고 했다.
또 민주당 허위조작정보감시단 민주파출소는 다음 날인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파출소는 기자회견에서 "해당 미지에서 사용된 드럼통은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이 전 대표를 허위 프레임으로 음해하는 데 반복적으로 사용된 상징물"이라면서 나 의원을 허위사실공표죄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나 의원은 관련 소식을 접하고 맞대응을 예고했다. 나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드럼통에 긁혀서 허위사실로 고소·고발한다니 의회 독재로 대통령까지 탄핵시키고 민주파출소로 수사기관 행세까지 하냐"며 "민주당의 정략 고소·고발 남발에 대해 오히려 맞고소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어 "드럼통이 공포마케팅? 공포마케팅이 아니라 이 전 대표는 국민들에게 실존하는 공포"라고 날을 세웠다.
나 의원은 "관련자 7인의 의문사와 극단적 선택, 현금 살포 포퓰리즘 정책, 실제로 이 전 대표가 한 일들 아니냐"며 "권력을 잔인하게 쓴다던 이 전 대표가 더 큰 권력의 칼을 쥐게 됐을 때를 국민들이 두려워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도 가세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도대체 누구라고 생각하길래 민주당이 고소·고발할까"라며 "참으로 한심한 자들"이라고 쏘아붙였다. 나 의원 캠프 대변인인 김민전 의원은 채널A와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 주변에서 왜 그렇게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가라는 공포도 있지만 (이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 경제가 베네수엘라로 갈 것이다는 공포도 있다"며 나 의원은 이를 표현하려 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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