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선고 앞두고 여야 잠룡 테마주 '들썩'
이재명 관련주 하루마다 10~30% 급등락
실적과 무관한 사실상 '폭탄 돌리기' 게임
급등기에 올라탔다 하한가 늪에 빠질 수도
이재명 관련주 하루마다 10~30% 급등락
실적과 무관한 사실상 '폭탄 돌리기' 게임
급등기에 올라탔다 하한가 늪에 빠질 수도
![[THE FINANCE] 여도, 야도 "묻지마 베팅"… 물오른 정치 테마주 계절](http://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0302101863046001[1].jpg "[THE FINANCE] 여도, 야도 \"묻지마 베팅\"… 물오른 정치 테마주 계절")
다만 정치 테마주는 과거에도 특정 시기에 급격하게 상승한 뒤 대부분 빠른 시일 내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선고 결과에 따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소프트캠프, 에넥스, 상지건설 등 이재명 대표 테마주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소프트캠프는 대표가 이 대표와 대학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분류됐고, 상지건설은 사외이사가 이 대표 캠프에 합류하며 테마에 포함됐다. 가구와 인테리어 사업을 영위하는 에넥스는 이 대표의 정책 수혜주로 꼽힌다.
이 대표의 테마주는 최근 6개월간 급등락을 반복해 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정국이 형성되자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12월 13일까지 꾸준히 상승했고, 탄핵안이 통과된 다음날 일제히 급락했다.
주가가 한번 더 움직인 것은 지난달 26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를 앞둔 시점이다. 선고가 나오기 전부터 꿈틀대던 주가는 '무죄' 판결이 나온 뒤 일제히 상한가로 직행했다.
전날에는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을 오는 4일로 지정하자 또 한번 주가가 급등했다.
오리엔트정공, 오리엔트바이오, 형지글로벌, 형지엘리트, 형지아이앤씨, 동신건설, 이스타코, 일성건설, 비비안, 디젠스, 에이텍, 에이텍모빌리티 등이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비비안은 이 대표의 사건 변호를 맡은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테마주가 됐고, 오리엔트정공은 이 대표가 과거 오리엔트시계에 근무한 이력이 주목을 받았다. 에이텍은 최대주주가 성남창조경영 CEO 포럼의 운영위원직을 맡은 것이 부각되는 등 각각 종목들이 다양한 이유로 테마주에 포함됐다.
'조기 대선'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이 대표뿐 아니라 여당 잠룡으로 평가받는 정치인들도 주목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테마주인 부방, 대상홀딩스, 태양금속, 오파스넷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김문수 장관 테마주인 평화홀딩스도 26% 상승했다. 평화홀딩스는 김 장관의 고향인 경북 영천에 위치한 기업이다.
또 다른 김문수 테마주인 대영포장도 전 거래일 대비 16% 급등했고,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테마주인 토탈소프트뱅크(25%), 경남스틸(17.62%)과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주인 진양산업(9.24%), 진양화학(6.90%)도 큰 폭으로 올랐고, 우원식 국회의장 테마주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식도 10.48% 상승 마감했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이후 60일 내 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투자자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차기 대선 후보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테마주로 꼽히는 NE능률의 주가도 11% 상승하는 등 탄핵 기각을 예상한 투자자도 있었다.
이들 종목들의 주가는 윤 대통령의 운명이 정해질 오는 4일까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총선 당시 주가 움직임을 고려하면 탄핵 인용 시 주가 급등락은 대선 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 확대 구간에서 단기 낙폭 과대시 저가매수세가 지속 유입되고 있다"며 "오는 4일 탄핵 선고 결과까지 불확실성 해소의 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 전문가들은 과거 정치 테마주들이 급등 후 급락을 이어온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치 테마주는 실적 등 펀더멘털과 무관해 결국 주가가 빠지는 패턴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폭탄 돌리기"라며 "급등기에 올라탔다 주식을 제때 팔지 못하면 매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것처럼 하한가 행진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정치 테마주는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고, 정치인의 한 마디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만큼 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정치 테마주 주가 차트만 봐도 하루 만에 빨간 기둥과 파란 기둥이 세워졌다. 한동훈 전 대표 테마주 54개 종목 주가는 계엄사태 다음 날 29% 상승한 뒤 5일에는 다시 14%가 빠졌다. 6일엔 16% 상승, 9일엔 17% 하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재명 대표 테마주 역시 계엄 이후 하루마다 주가가 10~30%씩 움직이고 있고, 오 시장과 김 장관, 홍 시장 등 모든 정치 테마주의 움직임이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한 시장 전문가는 "기업 대표와 정치인의 고향이 같다거나, 같은 대학에 다녔다는 이유 만으로 테마주에 포함된다"며 "그 기업이 어떤 실적을 내는지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정치 테마주가 급등 이후 급락한다는 것을 알고도 '단타'를 노린 투자자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주가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라며 "투자 시 이를 꼭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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