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6년 만에 당기순이익 흑자 기록하는 등 실적 개선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가운데, 전체 매출에서 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3년 사이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출산율이 꾸준하게 감소하면서 우유 소비량도 덩달아 줄어들면서 다른 우유 기업들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남양유업 역시 올해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과 함께 수익을 다각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남양유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우유류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늘었고, 기타 제품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지난해 회사의 우유류 제품 매출은 전체 매출의 52.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 포인트 더 늘어난 것으로, 회사의 우유류 매출 비중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1년 51.3%였던 우유제품 매출 비중은 2022년 49.7%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다시 반등한 이후 매년 상승했다.
같은기간 우유류와 분유류를 제외한 기타 제품 매출 비중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제품에는 차 음료를 비롯해 단백질 음료 등이 포함된다.
지난 2022년 30.3%였던 기타 제품 매출 비중은 2023년 29.9%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8.1%까지 하락했다.
회사는 지난해 1월 말 최대주주가 한앤컴퍼니로 변경된 이후 강도높은 쇄신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년 만에 흑자 전환했고, 영업손실 폭은 전년 대비 86.3% 축소됐다.
다만 국내 유업계가 최근 출산율과 우유 소비량 감소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회사의 우유 제품 매출 의존도는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원유 소비량은 415만3000톤(t)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으며, 1인당 원유 소비 가능량도 전년 대비 3.7% 줄어든 80.8㎏으로 집계됐다.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경우 최근 자사몰에서 관계사의 가정간편식(HMR)을 판매하는가 하면, 비(非)우유 제품의 라인업을 확대중이다. 지난 2016년 이후 단종됐던 주스 제품 '피크닉' 천도복숭아 맛을 9년 만에 재출시하기도 했다.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은 우유만 파는 기업은 빠른 시일 내에 시장에서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남양유업도 지난 2022년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을 출시한데 이어 같은해에는 설탕 제로 커피 믹스 제품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스테비아'를 출시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가 6년 만에 흑자전환한데 이어 올해 영업이익 개선까지 이뤄낸다면 최대 주주인 한앤컴퍼니의 매각도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남양유업이 오프라인 분유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맛있는우유GT'와 같이 시장에서 자리잡은 스테디셀러(잘 나가는 물건)' 라인업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조합 형태인 서울우유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어느정도의 핵심 유제품 라인업만 유지한채 앞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남양유업의 전체 매출 중 우유 제품 비중이 최근 3년 사이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사업다각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