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2위 자리를 지켰으나 점유율이 8%까지 떨어졌고, 그 뒤를 중국 업체가 바짝 뒤쫓았다.
1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작년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7.1%로, 전 분기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2위인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9.1%에서 8.1%로 1%포인트(p) 하락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3분기 55.6%p에서 59%p로 벌어졌다.
트렌드포스는 "인공지능(AI) 서버, 플래그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새로운 PC 플랫폼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TSMC의 웨이퍼 출하량이 증가했다"며 "삼성전자는 신규 첨단 노드 고객사들의 매출이 기존 주요 고객사의 주문 손실을 완전히 만회하지 못해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상위 10개 파운드리 업체의 작년 4분기 매출은 총 384억8200만달러로 전분기(350억100만달러)와 비교해 9.9%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삼성전자 매출은 33억500만달러에서 32억6000만달러로 1.4% 감소했다.
TSMC의 작년 4분기 매출은 268억540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14.1% 늘었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도 약진하며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업계 3위 중국 SMIC는 지난해 4분기 고객 재고 조정 영향으로 점유율이 전분기 대비 0.5%포인트 감소한 5.5%를 기록했다. 다만 제품 믹스 최적화로 평균판매단가(ASP)를 올리면서, 4분기 매출은 22억7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1.7%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시스템 LSI 사업부를 대상으로 경영진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적자를 지속 중인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도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유재희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기술과 수율에서 고객사 신뢰를 얻지 못한 점이 점유율 격차 확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 미 정부가 TSMC 독점을 견제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이용할 것이란 가능성이 있었으나, 현재는 견제 대상으로 활용하기에도 점유율 격차가 많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