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 시대, 수년 내 도래"
위상 초전도체 기반 기술 개발
구글·IBM과 치열한 경쟁 예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할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자체 개발한 첫 양자 칩을 공개하며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구글이 자체 양자 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한 데 이어 MS가 가세해 IBM과 함께 양자 컴퓨팅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이게 됐다.
◇ MS, '마요라나 1' 공개…기존 초전도 큐비트와 차별화=19일(현지시간) MS는 위상 초전도체 기술을 활용한 양자 컴퓨팅 칩 '마요라나(Majorana) 1(사진)'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인 초전도 큐비트 기반 칩과 달리 '위상적(topological) 큐비트'를 사용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위상적 큐비트는 형태가 변해도 본질이 유지되는 특성을 가지며, 기존 큐비트보다 안정성이 뛰어나 차세대 양자 연산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MS는 "위상 초전도체는 양자 정보 손상을 방지하고 자동으로 오류를 감지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 칩은 인듐 비소(InSb)와 알루미늄 등의 소재로 구현되었으며, 기존 초전도 큐비트보다 높은 신뢰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큐비트 100만 개 이상 탑재 목표=현재 양자 컴퓨터의 성능은 큐비트(양자비트) 수에 따라 결정된다. MS가 발표한 '마요라나 1'에는 8개의 큐비트가 탑재됐으며, 향후 100만 개 이상을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MS는 "큐비트 100만 개 이상을 탑재할 수 있는 시점을 '양자 컴퓨터 상용화'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기술 개발로 인해 양자 컴퓨팅 시대가 수년 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여러 기술적 허들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IBM과 기술 주도권 다툼=MS의 발표는 구글과 IBM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양자 컴퓨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구글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윌로우(Willow)' 칩을 발표하면서, 이를 장착한 양자 컴퓨터가 세계 최강의 슈퍼컴퓨터인 '프론티어(Frontier)'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구글은 프론티어가 10셉틸리언년(10의 24제곱년)이 걸려야 해결할 문제를 '윌로우' 칩을 장착한 양자 컴퓨터가 단 5분 만에 풀었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IBM 또한 2029년까지 오류 수정이 가능한 양자 컴퓨터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433큐비트의 '이글(Eagle)' 칩을 발표한 바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양자 컴퓨터가 완전히 상용화되기까지는 2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지만, 이번 MS의 발표로 인해 양자 컴퓨팅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양자 컴퓨팅, 또다른 패권경쟁의 시작=양자 컴퓨터는 의약, 에너지, 금융, 기후 연구 등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한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혁신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신약 개발, 최적화 문제 해결, 암호화 기술 발전 등 다양한 산업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MS가 이번에 공개한 '마요라나 1'은 양자 컴퓨팅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이정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어느 기업이 양자 컴퓨팅 상용화의 첫 주자가 되느냐에 따라 인공지능에 이은 기술 패권전쟁의 향방이 가려질 전망이다.팽동현기자 dhp@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