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쓰일 총 6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새로 조성한다. 국내 투자자 모집에 머물던 펀드를 글로벌로 확장해 해외 투자자 모집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1%대에 머물러 있는 수익률을 개선하는 것이 과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K-콘텐츠·미디어 전략펀드'를 총 5000억원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지난해 조성한 모펀드를 기반으로 모태펀드에 2050억원을 신규 출자해 총 5000억원 규모의 자펀드 운용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콘텐츠 기획·제작부터 유통까지 전 단계에 걸친 문화산업보증 규모를 2200억원으로 확대하고, 게임, 음악, 출판 등 콘텐츠산업 제작비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특히 올해는 해외투자 유치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리그 펀드'도 신설한다.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콘텐츠 해외수출이 늘자 중동을 비롯한 외국 투자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K-콘텐츠 산업 매출은 2023년 기준 151조원에서 올해 165조원으로 늘 전망이고, 콘텐츠 수출액은 2023년 기준 129억 달러, 저작권 수출액은 193억원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리그 펀드를 신설해 외국 투자유치가 활발해지면 콘텐츠 수출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문체부의 판단이다.
이정우 문체부 문예실장은 "기존의 모태펀드, 작년에 만든 전략 펀드 같은 경우 주로 국내 투자자 중심인데 글로벌 리그 펀드는 제한을 풀어서 외국의 투자 자금, 중동 자금 같은 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이라며 "외국 투자자들이 쉽게 콘텐츠 분야에서 이제 투자할 수 있도록 한 별도의 펀드, 외국 투자자 유치를 위한 펀드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펀드 활성화의 가장 큰 난관은 수익률이다. 콘텐츠 육성과 산업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 성격의 펀드이다보니 수익률이 워낙 낮다보니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콘텐츠 산업 자체가 워낙 실패확률이 높아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가 미진한 분야이기도 하다.
모태펀드 문화계정의 수익률은 현재 1.54%다. 특히 영화 계정의 경우 0.98%로 더 낮은 편이다. 오랜기간 모태펀드 문화계정의 수익률은 적자를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 2017년 기준으로는 투자수익률이 -27.56%를 기록했고, 청산된 자펀드의 누적 내부수익률(IRR)은 -3.82%였다. 현재 투자수익률이 1%대로 상승한 것은 자펀드인 '케이넷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이 투자한 크래프톤이 대성공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인 13.1배 수익을 낸 영향이 크다. 케이넷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은 청산으로 출자액 200억원 대비 13.1배인 2622억원을 회수했다. 지난해 청산한 자조합은 크래프톤에 투자한 케이넷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을 포함한 총3개 조합으로 2700억원 상당이고, 2023년은 5개 조합이 청산해 200억원 가량의 수익을 냈다. 2022년은 3개 조합 75억원 규모다. 청산한 투자조합에 따라 수익률 변동은 있지만 크래프톤을 제외하면 수익은 매우 미미한 편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콘텐츠 펀드의 경우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고 분야별로도 (기대수익이) 다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의 특징도 있다"며 "모험펀드 등 콘텐츠의 다양성을 지원하는데 집중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에는 수익률이 낮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