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정당화될 수 없고 정당화돼서도 안 된다"면서도 "이대로 당장 대통령을 탄핵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의) 분명한 사과와 합당한 책임이 있어야 한다"며 "사실관계를 조사·확인하고 사법적인 문제까지 검토가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충분하게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고 조사 중이며 또 수사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다만 윤 의원은 "지금 이 상황에서 야당의 주장에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며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체제와 미래,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대통령 탄핵에 동참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 대표의 탄핵 시사에 동참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한 대표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원들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의에 "거의 없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일단 탄핵 반대라기보다는 한 대표의 오늘 이야기에 대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했는데 어떻게 혼자서 저런식으로 하느냐'에 관한 중진들의 의견 개진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윤 의원은 "어떤 배경인지 몰라도, 설사 한 대표의 얘기가 100% 맞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바로 탄핵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라는 것"이라며 "나름대로의 전략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분명히 했다.
앞서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새로이 드러나고 있는 사실 등을 감안할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어젯밤 지난 계엄령 선포 당일에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들 등을 반국가 세력이라는 이유로 고교 후배인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체포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을, 대통령이 정치인들의 체포를 위해서 정보기관을 동원했다는 사실을 신뢰할 만한 근거를 통해서 확인했다"면서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경우에는 이번 비상 계엄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이 재연될 우려가 크고 그로 인해서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큰 위험에 빠뜨릴 우려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당 정권이 어떻게 이 나라와 기강, 근간과 가치를 허물어뜨렸는지 봐라. 또 그런 시대를 맞아야 하냐"고 반대의 뜻을 거듭 나타냈다. 특히 윤 의원은 "한 대표가 이런 문제를 말하기 전에 중진 의원들과 협의를 했어야 하는데 그 기능이 전혀 안 되고 있기에 그 부분에 대한 성토가 있었다"며 "한마음 한뜻으로 가야 한다. 대통령이 잘못했으면 같이 책임을 져야지 대통령을 탈당시키고 당신 혼자 알아서 하라는, 세상에 이런 정치가 어디있냐"고 분개했다.
윤 의원은 "저는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도 개인 탄핵이 아니라 대한민국 체제를 탄핵하는 것이고 붕괴시키는 것이라고 반대 했었다"며 "그런데 어제 의원총회를 하면서 절연히 느낀 게 이번엔 다른 게 있다. 탄핵 학습 효과가 있었서 그 당시 탄핵에 찬성했던 분들이 전부 나와서 '탄핵은 안 되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윤 의원은 또 "벌써부터 가짜 뉴스가 횡행하고 있지 않느냐. 세상에 무슨 이 상황에서 2차 계엄을 하겠느냐"며 "박 전 대통령 탄핵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에는 "표결을 강행할 수 없다"고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