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평소처럼 업무 수행 강조
각부처 장관 정상적인 회의 참석
최상목, 긴급간담회로 대응 논의
각부처 장관 정상적인 회의 참석
최상목, 긴급간담회로 대응 논의
계엄 여파로 휘청였던 정부세종청사가 사태 하루만인 5일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내부 기강 잡기와 더불어 경제부처를 중심의 발 빠른 행보가 구체화되면서 금융 시장 등에 대한 충격파를 얼마나 최소화할지 주목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0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에서도 민생 안정을 위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내각의 의무"라고 역설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직자들의 흔들림 없는 직무 수행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금융·외환 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 체계를 지속 가동해 신속히 대처하고, 치안 유지와 각종 재난 대비에도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내각에 당부했다.
전날 일정을 줄줄이 취소하고,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참석 여부를 묻는 기자들과 숨바꼭질한 부처 장관들도 정상적으로 회의에 참석해 국정을 다시 챙기기 시작했다. 다른 공직자들도 계엄 사태와 관계없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는 태도를 보였다. 삼삼오오 모여 계엄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장면도 크게 줄었다.
특히 경제부처가 전날과 달리 신속하게 움직였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회의)를 열어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최 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얼굴을 맞댔다.
이들은 비상계엄 사태가 금융·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계엄 초반 변동성이 다소 확대된 양상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와 한은은 시장 변동성에 대한 충분한 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등 해외 신용평가사도 우리 국가 신용등급에 "실질적 영향이 없다"고 평가한 만큼, 시장 참가자들이 과도한 불안감을 느끼기보단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신설·가동해 금융·실물경제 상황 전반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이행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관계기관과 함께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하기로 했다. 최대 10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와 등 시장 안정 조치도 즉시 가동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채권·자금시장은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해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경제관계장관회의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됐다. 최 부총리는 "경제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집중력과 긴장감을 갖고 소관업무에 임하겠다"고 언급, 경제 안정에 앞장설 것임을 밝혔다. 회의에선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정책 등이 논의됐고, 최 부총리는 계엄 사태 이후 정부·공공기관·민간에서 계획된 연말행사 등을 취소해 지역 경제와 내수가 위축되지 않도록 당부하기도 했다.
전날 국무회의 참석 여부와 관련, 함구했던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회의 뒤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지금은 말해줄 수 없다. 다음에 조용해지면 말씀 드리겠다"고 답을 피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제가 대답할 일은 아니다"라며 "직위에 연연치 않고 성실히 하겠다"라고 했다.
기획재정부·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가 참여하는 대외 관계부처 1급 회의도 이날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참석자들은 관계 부처의 긴밀한 소통·협력 아래 대외정책을 국내 상황에 동요됨이 없이 차질 없이 추진, 우리 기업의 수출·수주 등 경제 활동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장 대비 22.15포인트(0.90%) 내린 2441.85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도 5.0원 오르면서 1410원을 기록했다. 이제 시장 안정이라는 성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혼란스러웠던 공직 사회가 연착륙하기 위해선 스텝 바이 스텝으로 가야한다"며 "관료사회를 다독이고, 좋은 정책안이 나와도 야당의 지지가 없으면 추진이 어려운 만큼 여야 간 협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송신용기자 ssysong@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