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주요 기업들이 올 3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이들은 2~3년 전부터 대규모 수출에 잇따라 성공하며 각각 20조~30조원가량의 수주잔고를 쌓았으며, 중동, 유럽, 미국 등에서 추가 수주에도 나서고 있어 올해 큰 성장이 예상된다.
3일 각사의 실적 공시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추정치)를 합산한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4대 방산기업의 올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총 75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22.5% 증가한 수치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477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7.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2조6312억원으로 61.9% 증가했다.
3분기 큰 폭의 성장은 폴란드 수출 실적이 반영된 영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672문, 천무 2888대 등을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그해 8월·12월, 올 4월 기본계약 이행을 위한 시행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특히 3분기에는 폴란드향 K-9 24문과 천무 12대 등이 실적에 포함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분기 기준 수주 잔고는 지상 방산 분야만 29조9000억원에 달한다. 폴란드와의 284문 규모 K-9 잔여 계약이 남아있으며, 지난 7월 루마니아와 1조3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기에 앞으로의 실적 성장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은 3분기 매출 1조935억원, 영업이익 13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 23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와 1000대 규모의 K-2 전차 수출 기본계약을 맺었으며, 1차 계약분으로 180대에 대한 계약을 완료했다. 현재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은 올 2분기부터 폴란드향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며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현재 루마니아 등과도 수출 계약이 가시화돼 추가 수주 가능성도 있다. 수주 잔고 역시 3분기 기준 19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KAI는 3분기 매출 9072억원, 영업이익 7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9.9%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6.7% 증가했다.
태국으로의 T-50TH 전투기 납품, 폴란드 납품 예정인 FA-50PL, 말레이시아에 초도납품 예정인 FA-50M과 이라크 항공기 계약자 군수 지원 사업 등이 해외 부문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KAI의 수주 잔고도 22조4000억원가량으로 넉넉하다. 수리온 헬기의 중동 수출, FA-50의 우즈베키스탄 수출 및 필리핀 추가 수출 등 가능성도 점쳐져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3분기 지난해보다 35.9% 늘어난 7283억원의 매출, 52.8% 증가한 62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LIG넥스원은 지난 9월 이라크와 3조7000억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천궁-Ⅱ' 수출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연내 말레이시아와 함대공미사일 해궁의 판매 계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최종 테스트를 통과한 유도 로켓 비궁의 미국 수출도 내년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임주희기자 ju2@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