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내달 4일부터 비전 프로의 사전 주문을 받아 같은 달 15일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공간형 컴퓨터'라고 부르는 헤드셋으로, 지난 2월 미국에서 먼저 출시됐다. 약 9개월 만에 국내 출시가 이뤄진 셈이다.
비전 프로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는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OLED) 기술이 사용됐다. 2개 디스플레이어에 2300만 픽셀이 밀집돼, 눈 하나당 4K TV보다 더 많은 픽셀 수를 지녔다. 음향 시스템에는 2개의 개별 증폭 드라이버가 사용됐다. 고성능 시선 추적 시스템과 함께 '아이사이트(EyeSight)'는 주변 환경을 볼 수 있게 한다. 이 제품에는 애플 'M2' 칩이 탑재됐다. 애플 R1칩은 12개의 카메라와 5개의 센서 및 6개의 마이크로부터 입력된 정보를 처리해 콘텐츠가 눈앞에 보이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비전OS 2'에서는 손 제스처가 추가되고 보관함에 있는 사진으로 공간을 생성할 수 있다. 이용자가 앱을 보고 두 손가락을 맞대어 탭하면 앱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음성을 이용해 텍스트를 받아쓰거나 가상 키보드로 타이핑도 할 수 있다. '시리'에게 앱을 열고 닫거나 미디어를 재생해달라고 부탁할 수 있고 질문에 대한 답도 받을 수 있다.
앱 스토어에는 애플 비전 프로를 위해 개발된 2500개 이상 앱이 있다. 카카오톡, 티빙 등 한국에서 인기 있는 앱도 이용할 수 있고, 150만개 이상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앱이 호환된다. 맥 가상 디스플레이를 이용하면 무선으로 맥 앱에 접근할 수 있다.
비전 프로는 국내 애플 스토어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499만원부터 시작하며 256GB, 512GB, 1TB 저장 용량으로 제공된다.
업계에서는 애플 비전 프로의 국내 흥행 가능성에 대해 불투명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높은 가격에도 '킬러 콘텐츠'가 부재하고 관련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메타는 최근 '메타퀘스트3S'를 출시했는데, 가격이 43만9000원부터 시작해 비전 프로의 11분의 1에 불과하다. 실제 애플은 최근 비전 프로의 생산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미국 내 비전 프로 판매량은 올 1분기와 2분기를 합해 17만대에 그쳤다.
다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비전 프로도 서서히 성공할 것"이라며 "애플의 성공적인 제품 중 하룻밤 사이에 성공한 것 없다"고 강조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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