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은 7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스타라이너 비행 임무에 참여한 NASA 소속 우주비행사 배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의 지구 귀환에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을 활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될 경우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당초 계획된 4명이 아니라 2명만 탑승해 ISS로 이동하고,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2025년 2월에 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지난 6월 5일 지구를 떠나 두 달 넘게 ISS에서 체류해온 두 우주비행사는 내년 2월까지 총 8개월여간 ISS에 머물게 된다. 이들은 당초 ISS에 8일간 체류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었다.
NASA의 우주비행사를 ISS에 보내는 '크루-9' 임무를 위한 드래건 캡슐 발사는 당초 이달 18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 우주캡슐이 스타라이너 우주비행사들의 귀환 수단으로 검토되면서 발사 일정이 9월 24일로 미뤄졌다.
NASA는 이런 계획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이달 중순까지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켄 바우어삭스 NASA 부국장은 "지난 1∼2주 동안의 상황을 보면 스타라이너가 우주비행사를 태우지 않고 돌아올 가능성이 조금 커졌다"며 "우리는 이 옵션을 더 면밀히 검토해 실행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NASA가 스타라이너 우주비행사 귀환에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을 활용하게 될 경우 스타라이너는 무인 비행으로 먼저 지구 귀환을 시도한다.
스타라이너는 지구에서 발사된 뒤 ISS에 도킹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후에도 이런 문제는 계속 해결되지 않았다.
NASA는 지난 두 달간 보잉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유인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다고 자신해왔으나, 결국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이날 NASA 관계자는 스타라이너가 우주 궤도에서 나오려고 할 때 헬륨 누출과 추진기 고장이 결합해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스타라이너가 우주비행사들을 태우고 돌아오지 못해 유인 시험 비행이 실패로 끝나게 되면 보잉의 우주사업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2020년 유인 시험비행을 마치고 상용화를 시작했으나, 스타라이너는 2019년 12월 첫 무인 시험비행에 실패한 뒤 2022년 5월에야 무인 비행에 성공했다.
보잉이 이번 유인 시험비행에도 실패하면 향후 개발 과정은 더 늘어지게 된다. 보잉은 지난 1일 스타라이너 개발 비용이 1억2500만달러가량 추가돼 2016년 이후 총 16억달러(약 2조2000억원)의 비용이 예상보다 더 들게 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일을 계기로) 스페이스X에 대한 정부의 의존성은 더 부각될 것"이라며 "이 회사는 미국 정부의 우주 프로그램에서 필수적인 파트너로서 입지를 더 공고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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