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이 부산시 15조원대의 예산을 관리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현재 제1금고를 담당하는 BNK부산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부산시의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부산은행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IBK기업은행 등 총 7개 은행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부산시금고 지정 설명회에 5대 은행이 모두 참석한 건 이례적이다.
정정식 부산시 세입운영팀장은 "올해 설명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은행이 함께 했다"며 "부산시는 시금고 선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다음 달 9일까지 서류열람 절차를 거쳐, 14일 각 은행으로부터 제안서를 접수한다. 이후 △금융기관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전성 △부산시에 대한 예금 및 대출금리 △시민 이용 편의성 △금고 업무 관리 능력 △지역 사회 기여 및 시와 협력 사업 △지역 재투자 실적 등의 항목에 대한 평가를 거쳐 금고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정되는 금융기관은 내년부터 4년간 시 예산을 관리한다. 올해 부산시 전체 예산은 15조6998억원이다. 전체의 약 70%인 일반회계와 19개 기금을 1금고가, 나머지 약 30%인 14개 특별회계 예산을 2금고가 각각 관리를 맡는다. 1금고로 지정될 경우 약 9000억원의 평균 잔액을 예치할 수 있고, 홍보 등 부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향후 4년 이내에 부산시가 연간 28조원에 달하는 지방소비세 납입관리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1금고와 2금고 중 높은 예치금리를 제시하는 쪽이 이 예산도 관리할 수 있어 경쟁이 뜨겁다.
국민은행이 지난 2013년부터 12년째 2금고를 지켜오면서 1금고에 도전장을 낼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부산신보에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120억원을 출연하며 1금고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나은행도 부산신보에 지난해 116억원을 출연한 데 이어 올해 110억원을 추가로 출연해 2금고에 도전장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2013년부터 2금고 자리를 거듭 국민은행에게 내주며 설욕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도 시금고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쏟아내며 금고 유치전 참여 여지를 보였다.
24년째 부산시 1금고를 지켜온 부산은행은 수성을 노린다. 부산은행은 지역 사회 기여와 시민 편의성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부산신용보증재단에 2020년부터 5년간 연평균 101억원, 모두 505억원을 출연하며 상생 경영을 실천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