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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대기업이 81% 하는데… 세제 혜택은 中企에 `생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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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뿐 아니라 세액공제도 인색
삼전, 작년에만 23조9000억 투자
전문가 "중기혜택 실효성 떨어져"
국내 연구개발(R&D) 투자의 대부분을 대기업이 감당하고 있지만 세제혜택은 중소·중견기업에 유리하게 설계돼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국내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은 58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전체 1000대 기업 투자액인 72조5000억원 중 81.2%에 해당한다. 중견기업은 10조7000억원을 투자해 14.8%를 차지했고, 중소기업은 3조4000억원(4.7%)에 그쳤다.

특히 대기업 가운데서도 '상위 편중'이 극명하게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3조9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2~10위 기업의 R&D 투자액을 모두 합친 금액(21조6000억원)보다 많다. 1조원 이상 투자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3조7000억원), SK하이닉스(3조6000억원), 엘지전자(3조3000억원) 등 9곳에 불과했다.

문제는 정부가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제공하는 세제혜택이 '상박하후(上薄下厚)' 구조로 짜여 있다는 점이다. 일반 R&D 세액공제는 △대기업 최대 2% △중견기업 8~15% △중소기업 25% 등이다. 같은 금액을 투자해도 대기업에 제공되는 세제혜택은 중소기업에 비해 12.5분에 1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예년 대비 R&D 투자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를 받는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 이 역시 중소기업은 증가분의 60%를 공제받는 데 비해, 대기업은 증가분의 35%로 낮다.

R&D 뿐만 아니라 시설투자 세액공제도 대기업에 박한 것은 마찬가지다. 일반 분야 시설 임시투자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1% △중견기업 5% △중소기업 10% 등이다. 신성장·원천기술의 경우 △대기업 3% △중견기업 6% △중소기업 12% 등이며, 국가전략기술은 △대·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특히 반도체와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수소, 바이오의약품 등 국가전략기술은 초기 투자부터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은 물론, 상당수 중견기업 규모로도 쉽사리 전략 투자를 단행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대기업 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만, 세제혜택은 중소기업에 집중돼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도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임시투자 세액공제를 연장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학과 교수는 "투자액 자체가 적은 중소기업에 아무리 유리한 세액공제율을 제공해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 세제혜택 제도 전반에서 실효성 있는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투자는 대기업이 81% 하는데… 세제 혜택은 中企에 `생색`
상위 10대 기업 R&D 투자규모. [산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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