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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놔라 배놔라"…거래소, 넥스트레이드版 골목상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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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종가 단일가매매 시간 줄이면 ETF트레이드 업무 부담 커져"
거래 수수료, 이미 제로에 가까워…"수수료 경쟁 의미 없다" 관측도
"감놔라 배놔라"…거래소, 넥스트레이드版 골목상권 침해?
한국거래소 앞 황소상.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KRX)의 단일가매매 시간 단축에 대해 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거래소는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중단 시간에 맞춰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넥스트레이드 입장에서 달갑지 않다.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의 활동반경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에서 업무를 처리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들 금융사가 금융시장 관리기관인 거래소에 적극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긴 어렵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3월 4일 새로운 대체거래소(ATS·다자간매매체결회사)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한다. 넥스트레이드는 금투협과 주요 증권사 등 34곳이 모여 2022년 11월 설립됐다. 작년 7월 예비인가를 받아 대체거래소를 준비 중이다.

넥스트레이드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식 거래 할 수 있다. 매매체결 수수료는 거래소 대비 20~40% 인하할 계획이다. 대체거래소가 탄생하면 거래소와 수수료 경쟁이 시작돼 일반투자자에겐 호재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일단, 수수료 경쟁은 의미없다고 봤다. 거래소가 이미 사실상 제로 수준인 0.0027%(ETF·ETN은 0.0032%)를 적용하고 있어서다. 일반투자자가 수수료 차이를 실감하기 어려운 수준인 셈이다.

특히 장 마감 직전 단일가 매매에 대한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오전 8~9시를 개장전시장(프리마켓), 오후 3시30분~8시를 애프터마켓으로 운영한다. KRX의 단일가매매 시간인 오전 8시30분~오전 9시, 오후 3시20분~3시30분에도 주식 매매를 체결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거래소는 시세조종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거래소는 오후 단일가 매매 시간을 아예 10분에서 5분으로 단축했다. 넥스트레이드가 활동해야할 시간을 압박해 종가 당일가매매시간도 줄여버린 것이다. 정규장 개장 전 10분간 대체거래소 프리마켓을 일시 중단한 것과 관련해 거래소가 시가 예상체결가만 표출하기로 한 것과 다른 대응이다.


거래소는 종가에 시장의 유동성이 집중돼 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넥스트레이드가 열리고 있는 시간대에 단일가 매매하면서 예상체결가가 나오면, 두 가격간에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단일가 결정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금융투자 입장은 판이하다. 자산운용사의 상장지수펀드(ETF) 트레이드 부서나 증권사의 법인 영업부서에서는 단일가 매매 시간 단축이 초미의 관심사다. 이들은 단일가매매 시간을 10분으로 원상복구 해달라는 주장하고 있다.

ETF는 기준가와 추종지수가 일치해야한다. 이런 일은 시스템상 수기로 입력해 작성해왔다. 5분으로 줄이면 타이핑 칠 시간이 부족해 막막하다는 얘기다. 만약 기준가와 추종지수를 맞추지 못하면 패널티가 있다. 지속되면 상장폐지 사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전처럼 예상체결가만 표출하는 것도 해결 방안 중 하나다. 이 방법을 오후에 쓰지 못한다는 것은 이상하다"면서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시세조정이 사라진 상황을 빗대보면, 5분 동안 시세조종 세력이 움직일 경우 티가 날 텐데 너무 앞서간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사례를 보더라도 현지 대체거래소의 거래는 문제 삼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대체거래소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시장이다. 업계에서도 문제 가능성만 제기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반박하긴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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