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 론칭 불구 인지도 떨어져
커피 믹스 의존에 매출 제자리
원가부담 가중… 가격인상 유력
커피 믹스 의존에 매출 제자리
원가부담 가중… 가격인상 유력
오너 3세인 김종희 부사장 체제로 전환했음에도 사업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커피믹스 외에 별 다른 것이 없다. 현 상황이면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것 외에 딱히 수익을 창출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27일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동서의 '카누 바리스타'는 캡슐 커피머신 상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조회수와 판매량, 판매금액, 연관 콘텐츠 수 등을 점수화 해 높은 점수 순으로 정렬한 인기상품 리스트를 보면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은 네스프레소 에센자 미니C30였고, 2위는 일리의 프란시스 Y3.3 모델이 차지했다.
동서의 경우 카누 바리스타 어반 제품이 20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이어 카누 바리스타 페블이 22위였다. 배우 공유를 모델로 광고를 방영하고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집행하는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네스프레소는 캡슐 커피 시장에서 70~8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계 1위이며, 이어 일리가 10~15% 가량의 점유율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추세라면 카누 바리스타 역시 타시모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동서의 신사업 계획 역시 비상이 걸렸다. 캡슐 커피머신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기존 먹거리인 커피믹스 사업에서 벗어날 방도가 없다.
올해 1분기 동서의 식품사업부문 매출액은 58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641억원) 대비 8% 감소한 수준이다. 1분기 영업이익도 1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26억원) 대비 후퇴했다.
동서는 김 부사장이 그룹 내 지배력을 키우면서 '3세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김 부사장은 이달 초 아버지 김상헌 동서 전 고문으로부터 10만주를 받아 보유 주식수를 1455만주로 늘렸다. 지난해 10월에도 김 부사장은 김 고문으로부터 33만주를 증여받은 바 있다.
하지만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은 3세 경영 전환에 따른 리더십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동서의 주력 계열사인 동서식품의 경우 최근 10년 간 매출 성장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다.
동서식품의 매출은 2015년 1조5056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조7554억원을 기록하는 등 10년간 매출 증가가 미미한 수준이다.
여기에 원가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제 커피원두 가격은 지난달 기준 로부스타 원두는 ㎏당 3.67달러, 아라비카 원두는 파운드당 2.01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40.6%, 7.5% 각각 오른 것이다.
동서식품은 지난 2022년 커피 제품 출고 가격을 7.3% 인상했는데, 올해는 커피업계의 원두 가격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어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캡슐커피 시장은 네스프레소의 캡슐 종류가 절대적으로 많다보니 여전히 충성고객이 많다"며 "차별점이 없는한 시장점유율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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