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해외 진출 주력 사업인 웹툰이 주력 시장인 일본에서 치열한 경쟁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유럽 진출보다는 시장 성장세가 뚜렷한 일본에서의 사업 지배력 강화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자체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웹툰 사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글로벌 진출에 전력을 기울였으나 이후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신시장에 대한 투자보다는 기존 시장에 대한 효율화와 내실 등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으로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는 최근 프랑스에 위치한 유럽 현지법인에 대한 철수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유럽 시장 진출 당시의 예상보다 시장 성장 폭이 크지 않은 데 따른 전략이다. 네이버웹툰 역시 지난해 유럽 법인 설립을 추진했다가 이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양사가 시장성이 검증된 일본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 모두 웹툰 사업에서 가장 먼저 진출한 국가가 일본으로, 사업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돈을 많이 쓴 앱 1위로 집계된 바 있다. 네이버웹툰은 일본에서 웹툰 플랫폼 라인망가와 웹소설 플랫폼 이북재팬을 각각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두 플랫폼의 합산 거래액은 1000억엔을 넘어서는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일본에서 빅테크들의 웹툰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경쟁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애플과 아마존은 최근 각각 '버티컬 리딩 코믹스'와 '아마존 플립툰'이라는 웹툰 서비스를 일본에 출시했다.
일본 대표 이커머스 업체인 라쿠텐도 올해 자체 웹툰 앱인 'R-툰' 서비스를 새롭게 내놓으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소니는 일본 현지 웹툰 플랫폼인 '메챠코믹' 운영사인 인포콤을 인수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챠코믹은 카카오픽코마, 라인망가와 함께 현재 일본 웹툰 플랫폼 점유율을 두고 경쟁하고 있으며, 최근 빠른 속도로 거래액과 매출 규모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플랫폼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지만, K-콘텐츠의 활용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메챠코믹은 최근 자사 플랫폼 내에 리디 전용 브랜드관을 마련했다.
이 브랜드관에는 리디의 대표 웹툰을 모아볼 수 있다. 리디의 대표 웹툰인 '상수리나무 아래', '품격을 배반한다'는 메챠코믹을 통해 일본에 진출해 각각 수십억원에 달하는 현지 거래액을 기록한 바 있다.
네이버웹툰과 라인망가를 통해 연재된 웹툰 작품이 일본 현지에서 드라마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간을 빼앗긴 아내'가 드라마로 제작된 데 이어 오는 7월부터는 네이버웹툰 '날 가져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일본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