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징역 8년’ 원심 판결 유지
3일 대전고법 형사1부(박진환 부장판사)는 A(41)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원심이 선고한 징역 8년을 유지한 것이다.
A씨는 지난 1월 13일 오후 10시 23분께 범행을 저질렀다. 사실혼 관계에 있던 아내 B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은 범행당시 생후 100일이 갓 지난 상태였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딸을 혼자 돌보던 중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분유에 타 숨지게 했다. 딸은 이후 저체온증 등 위험한 상태에 놓였다. A씨는 딸을 바닥에 떨어뜨려 머리를 다치게 했다. 그는 딸이 구토하는 등 의식을 잃었는데도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 지명수배 중이어서 체포될 것이 두렵다는 이유였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과실을 주장했다. 자신이 먹으려고 놓아둔 수면제를 녹인 생수로 분유를 타서 실수였다는 입장이다. 아이에게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했고 방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수면제를 녹여서 먹는 게 일반인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수면제를 녹인 물병은 흰색 침전물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혼동·착오로 분유에 넣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수면제 고의 투약 여부와 상관없이 무엇보다 수면제가 투약된 피해 아동을 유기해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이 중요하다"면서 "아동학대치사 성립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형량이 가볍다는 검찰의 주장도 기각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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