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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태 허브` 한국 되려면 싱가포르처럼 노동·규제 개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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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태 허브` 한국 되려면 싱가포르처럼 노동·규제 개혁해야
홍콩에 있던 아시아태평양YMCA연맹본부가 지난달 제주로 이전해 개관식을 열고 있다. 제주도 제공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의 '한국의 아태지역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경제강국이라고 자부하는 한국에는 글로벌 기업 아태 지역본부가 겨우 100여개 밖에 없다. 반면 면적은 서울시와 비슷하고, 인구도 서울의 절반 밖에 안되는 싱가포르에는 글로벌 기업 아태 지역본부가 5000여개나 있다. 한국보다 무려 50배나 많은 수치다. 중국으로 반환된 홍콩에도 1400여개, 중국 상하이에도 900여개가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는 유연한 노동시장, 낮은 규제, 적은 세금 등으로 외국기업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이 싱가포르보다 못하기만 한 건 아니다. 숙련된 노동력, 탄탄한 인프라, 통합된 정보기술(IT)은 한국의 경쟁력이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 열풍은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주거 비용이나 생활비는 싱가포르보다 싸다.

다행히도 한국에 절호의 기회가 왔다. 미·중 갈등으로 인해 홍콩이나 중국 등에 있는 아태 지역본부들이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되는 차이나 엑소더스 국면에서 한국이 글로벌 기업 아태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호기가 온 것이다. 몇 가지만 바꾸면 된다. 무엇보다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노동시장 경직성을 빨리 해소해야 한다. 암참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별 노동정책 및 유연성 평가에서 한국은 141국 중 97위에 불과하다. 싱가포르(1위), 일본(11위), 홍콩(19위) 대비 크게 뒤처진다. 한국은 경직된 근로시간, 고용 규제, 강성 노조 등으로 인해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없는 구조다.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 역시 큰 걸림돌이다.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든 경직된 고용 규제들이 뿌리 깊게 남아 있다.


글로벌 기업 아태 지역본부가 한국에 자리잡으면 다양한 경제적·전략적 이점들이 따라오게 된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늘어나고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며 세수는 증가한다. 한국인들의 외국 진출 기회도 증가하게 된다. 이는 경제 살리기에 큰 도움을 준다. 한국의 위상도 덩달아 강화될 것이다. '아태 허브'라는 구호만 외치지 말고 외국인을 불러들일 매력적 투자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싱가포르처럼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고 규제를 개혁한다면 승산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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