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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 사과 요구 민주, 尹·李회담 정쟁화해 무산시킬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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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 사과 요구 민주, 尹·李회담 정쟁화해 무산시킬 셈인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회담이 의제를 조율하는 실무협상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당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그간 윤 대통령의 다섯 번의 법안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는 헌법이 규정한 삼권분립에 따라 정당하게 행사된 것이다. 이번 회담은 윤 정부 2년 만에 우여곡절 끝에 마련돼 국민적 기대가 높다. 민주당의 상식을 벗어난 주장은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민주당 실무협상팀은 이밖에도 대통령실이 수용하기 쉽지 않은 의제들을 상당수 제기했다고 한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용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적인 국정운영 기조의 전환은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민생과 동떨어진 정치적 의제를 제기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은 회담에 임하는 자세가 아니다. 차라리 이재명 대표가 요구하고 있는 25만원 민생지원금을 논의테이블에 올리겠다고 하면, 민생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이해가 된다. 물론 이 의제도 재정 건전성을 확고한 국정지표로 삼고 있는 윤 대통령으로선 수용하기 힘든 제안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여당 일각에선 선별적으로 취약계층에 한정해 지원하는 방안은 논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이번 회담에선 민생에 한정해 여야 이견이 없는 법안을 속히 처리하자는 타협안 마련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과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배경으로 대통령을 압박하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 양당의 득표율 차이는 5.4%포인트에 불과하다. 45%의 국민이 윤 대통령의 국정기조를 지지했다고 볼 수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신음하는 서민들을 생각한다면, 민주당은 이번 회담을 정치공세의 자리로 삼아선 안 된다. 더군다나 지금 국민들은 두 달 넘게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과 이들에 동조하는 일부 의대교수들의 파업 공세에 갈수록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의대정원 증원은 민주당도 동의한다. 정부도 2000명 증원에서 한발 물러서지 않았나. 의대 자율로 결정하게 함으로써 최대 1000명까지 증원 폭이 줄어들 수 있게 됐다. 이번 회담에서 이 대표가 정부의 의료개혁에 힘을 실어주면 의사계도 대화테이블로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그 공은 이 대표에게 돌아갈 것이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게 사과를 거듭 요구하고 대통령실이 거부하면 또 정쟁의 불씨가 된다. 자칫 영수회담이 무산될 수도 있다. 민주당과 이 대표가 원하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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