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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신약개발에 반도체공정 쓰면 경쟁력 `쑥`… 바이오·반도체 융합 나설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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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재 나노종합기술원 나노융합기술개발본부장
2007년부터 나노기술·바이오 융합 주도
"바이오 분야에 디지털 기술 접목하면
고비용·장기간·고위험 해결 가능
접점으로 신약개발 초점둘것"
[오늘의 DT인] "신약개발에 반도체공정 쓰면 경쟁력 `쑥`… 바이오·반도체 융합 나설때"
이석재 나노종합기술원 나노융합기술개발본부장

"우리의 강점인 반도체 기술과 인프라를 바이오 분야에 융합하면 첨단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인 반도체 플랫폼을 바이오 신약과 합성생물학, 바이오파운드리 등에 적용해 이른바 '바이오반도체'를 국가의 미래 먹거리로 만들 때입니다."

이석재(55·사진) 나노종합기술원 나노융합기술개발본부장은 8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와 첨단바이오가 융합한 '바이오반도체' 육성론을 펼쳤다.

이 본부장은 KAIST 생명화학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 대기업에서 환경바이오 센서 개발에 몸담다 2007년부터 나노종합기술원에서 나노기술와 바이오의 융합을 주도해 온 '나노바이오 융합 전문가'다.

그는 디지털 바이오 전환과 첨단 바이오 육성을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반도체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본부장은 "바이오 분야에 AI, 빅데이터,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면 기존 바이오의 한계인 고비용, 장기간, 고위험 등을 해결하면서 디지털 바이오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며 "반도체와 바이오 융합은 개발기간, 비용 단축을 통한 효율성 향상과 자동화·고속화·표준화 등으로 인한 생산성 확대를 가져와 바이오 제조 혁신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늘의 DT인] "신약개발에 반도체공정 쓰면 경쟁력 `쑥`… 바이오·반도체 융합 나설때"
반도체 기술과 플랫폼을 첨단 바이오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

나노종합기술원 제공

최근 바이오의 한계를 디지털 기술 접목으로 극복하기 위한 시도가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활발하다. 이들 기업은 의약, 에너지, 화학, 농업 등 다양한 바이오 관련 산업에서 새로운 시도를 펼치고 있다. 애플, IBM, 구글 등은 제약기업과 협업해 신약개발과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10년 내에 기존 제조산업의 30% 이상이 바이오 기반 제조로 대체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또한 향후 바이오 산업은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등 주력산업을 합친 규모가 맞먹을 정도로 큰 폭의 성장이 전망된다.

이 본부장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에 그쳐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반도체 기술과 플랫폼을 바이오에 접목하면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해 새로운 바이오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와 바이오 융합의 접점으로 '신약개발'에 초점을 둘 것을 제안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반도체 플랫폼을 신약개발에 필요한 신약후보물질 스크리닝과 전임상 시험에 활용하면 속도와 비용, 기간 등을 대폭 줄여 신약개발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본부장은 "기존 반도체 라인의 CMOS 공정을 신약 스크리닝에 적용하면 5년 걸리던 기간을 2∼3년 이내로 줄일 수 있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스크리닝 과정에서 나온 약물 데이터는 또다른 신약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약후보물질의 유효성 검증을 위한 세포주 실험 등 전임상시험을 대체하는 것도 반도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이 본부장은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 칩을 만들면 세포주 실험을 대체하고, 약물 독성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어 신약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최대 규모의 반도체 연구소인 IMEC(아이멕)은 반도체·나노 인프라와 기술로 구축한 플랫폼을 신약 스크리닝, 오가노이드, 진단 센서,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첨단 바이오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제어, 공정 최적화, 폐기물 절감, 실험실 자동화 등을 통한 바이오 제조 혁신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나노종합기술원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손잡고 반도체·바이오 융합을 통해 첨단바이오 산업을 혁신하는 시도에 나섰다. 반도체 기술의 바이오 산업 적용을 위해 디지털 바이오파운드리, 디지털 신약평가, 디지털 바이오소자, 바이오프로세스 모니터링 툴킷 등의 핵심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바이오 산업을 혁신할 차세대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두 기관은 지난달 '반도체·첨단바이오 분야 협력 포럼'을 열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오늘의 DT인] "신약개발에 반도체공정 쓰면 경쟁력 `쑥`… 바이오·반도체 융합 나설때"
이석재 나노종합기술원 나노융합기술개발본부장

이 본부장은 "나노종기원과 생명연이 각각 보유한 반도체와 바이오 기술, 인프라 등을 융합해 바이오-CMOS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오가노이드 온칩과 합성생물학 온칩, 디지털 바이오파운드리 시스템 등을 구현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바이오의 한계를 극복하는 디지털바이오로의 대전환과 바이오 융합을 통한 첨단바이오 육성 등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퀀텀점프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말했다.

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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