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이래 역대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반포1·2·4주구)(조감도) 재건축 사업이 이달 말 착공될 전망이다. 지난 2017년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지 7년 만이다. 조합과 현대건설은 아직 공사비 등 시공 조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일단 사업을 먼저 착공한 후 공사비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과 현대건설은 오는 28일 사업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조합은 현대건설과 아파트 공사비 협상을 마치지 못했지만, 사업 속도와 금융 이자 등을 고려해 착공을 먼저 진행한 후 공사비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반포주공 124주구 재건축은 반포동 일원 총 2120가구와 상가를 허물고 5000여 세대 아파트를 새로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 규모만 4조원이 넘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반포주공124주구 재건축 완료 시 국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단지명은 '디에이치 클래스트'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2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공사비를 1조4000억원 가량 증액해 총 4조원 수준의 공사비를 제시했으나 조합이 수용을 거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현대건설이 조합에 요구한 반포주공 124주구 공사비를 환산하면 3.3㎡당 800여만원 수준이다. 이는 서울 강북권 재건축 공사비와 비교해도 높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 시공사를 모집한 서울 광진구 중곡아파트와 구로구 보광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각각 3.3㎡당 공사비 800만원 수준의 조건으로 시공사를 뽑았다.
김태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현대건설과 '선 착공 후 공사비 협상'을 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조합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공사비 협상을 마치기 까지는 최소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입장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상당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를 먼저 확정한 후 착공하는 것이 조합에 유리하다. 조합 입장에서 공사비 확정 없이 재건축을 착공하면 시공사와의 공사비 협상이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 입장에선 공사비 협상 결렬 시 유치권 행사 등의 카드를 꺼낼 수 있으나, 조합 입장에선 착공 이후 꺼낼 수 있는 선택지가 없다.
하지만 반포주공124주구 조합은 착공을 늦춤으로서 생기는 리스크가 현대건설과의 공사비 협상에서 생길 수 있는 리스크 보다 오히려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면 건설공사비와 금융 이자는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재건축 현장에서는 조합이 공사비 확정 없이 사업 착공 시 공사비 협상이 불리해질 수 있어 권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반포주공124주구 같은 대형 현장은 보는 눈이 많아 시공사가 공사비를 높이기 어렵고, 또 시공사가 현대건설인 만큼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해 선 착공 후 협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