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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처분 `성범죄자 취업기관` 버젓이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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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종사자 75명 해임, 운영자 46명 기관 폐쇄 처분
점검 주체인 여가부 “별도 현장 방문 안 해”
폐쇄 요구 한달, ‘미이행시 과태료’ 개정안 국회 계류
성범죄를 저지른 체육시설과 학원 등 아동·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기관의 경우 폐쇄 조치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행정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9일 여성가족부는 '성범죄자 알림e' 홈페이지에서 성범죄자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당일 서울의 한 체육시설은 지난해 말 성범죄자 취업 사실이 적발돼 '기관 폐쇄' 조처가 내려졌음에도 여전히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사장 A씨는 "폐쇄 조처가 내려져서 가게를 정리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바로 빼면 손해가 크지 않냐"고 했다. 당장 사업장을 빼면 손해가 막심해서 운영하면서 정리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장사가 안 되면 인수를 꺼릴 테니 회원 가입도 계속해서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관할 지자체로부터 폐쇄해야 한다는 전화를 받고 사업자 등록증을 반납한 상태"라며 "다만 이제까지 지자체나 중앙기관 등에서 현장으로 (점검) 나온 적은 없다"고 했다.

여가부는 지난해 지자체 및 관련 부처와 아동·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기관 54만여곳을 대상으로 성범죄 경력자 취업 여부를 점검해 취업제한 대상자 121명을 적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종사자 75명에겐 해임, 운영자 46명에게는 기관 폐쇄 처분을 내렸다.

분야 별로는 학원, 교습소, 개인과외교습자 등 사교육 시설이 40명(33.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도장, 수영장, 당구장 등 체육시설이 27명(22.3%)이었다.

청소년성보호법에 따라 성범죄자는 최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에 취업하거나, 해당 시설을 운영할 수 없다.

정부는 매년 성범죄자 취업제한 대상 기관을 점검해 적발된 성범죄자를 해임하고, 이들이 시설이나 기관을 단독 운영하는 경우 해당 시설·기관을 폐쇄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성보호법 주무 부처이자 점검을 총괄하는 여가부는 각 지자체와 소관 부처가 점검한 결과를 취합만 할 뿐, 현장 점검이나 이행 여부 파악 등을 벌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가부와 해당 지자체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이다. 여가부 아동청소년성보호과 관계자는 "별도의 현장 방문은 하지 않는다"며 "점검은 지자체 업무인데 그런 상황이라면 해당 지자체에서 확인을 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어떤 업체인지 알려주면 지도하겠다"면서 "폐쇄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업체를 처벌할 수 있냐고 지난해 여가부에 질의했는데 관련 법이 없어 처벌 근거가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성범죄자 취업제한 기간에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을 운영한 사업주가 지자체 등의 폐쇄 요구를 한 달 안에 이행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를 물리는 내용이 담긴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은 지난해 8월 발의됐으나 국회에 계류하고 있다.

여가부가 정한 명단 공개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해 이 기간이 지나면 이용자들이 관련 사실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다.

여가부 관계자는 "'성범죄 경력자 취업 점검 결과'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1년 후 폐기 처리하고, 따로 누적하지도 않는다"며 "공개 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폐쇄처분 `성범죄자 취업기관` 버젓이 영업
지난 2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여성가족부의 복도가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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