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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오페라’로 연결한 그 시절 청춘들 꿈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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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일 테노레'…내달 블루스퀘어 앙코르 공연
‘독립운동·오페라’로 연결한 그 시절 청춘들 꿈과 희망
뮤지컬 '일 테노레' 공연 사진. 오디컴퍼니 제공



2018년 리딩공연 후 팬데믹을 거치며 5년 만에 무대화한 창작뮤지컬 '일 테노레'(IL TENORE)가 2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두달여 관객맞이를 끝냈다. 매력적인 인물들이 써내려가는 공감의 이야기, 이에 울림을 주며 극의 몰입을 더하는 27곡의 넘버, 연습량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인물 그 자체가 돼 연기와 노래로 표현해내는 배우들이 매 공연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초연부터 완성된 작품으로 무대에 올랐다는 평이 줄을 이었고, 결국 다음달 29일부터 한달 반가량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더 볼 수 있게 됐다.

'일 테노레'는 이탈리아어로 '테너'를 뜻한다. 작품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꿈꾸는 '윤이선'과 오페라 공연을 준비하는 독립운동가 '서진연' '이수한' 세 사람을 통해 비극적이고 어두운 시대 속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는 한국 오페라의 선구자인 테너 이인선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품을 시작했다. 한국 최초로 오페라 공연을 연출하고 주인공을 맡은 테너이자 세브란스 의전을 졸업한 의사였던 그의 삶을 모티브로 삼아 창작했다.

항일운동 모임인 '문학회' 멤버들은 점점 심해지는 총독부 검열을 피할 방법을 찾던 중 뜻하지 않게 이탈리아 오페라 공연을 계획하게 된다. 침략에 맞서 싸우는 베네치아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 '꿈꾸는 자들'이 경성 시민들의 항일정신을 고취할 것이라 기대하며 윤이선·서진연·이수한이 뭉친다.

윌 애런슨 작곡가는 오페라와 뮤지컬의 음악적 요소들을 합쳐 곡을 구성했다. 직접 작곡한 오리지널 오페라 아리아 '꿈의 무게'와 '그리하여, 사랑이여'를 메인 테마로 다양하게 변주하며 인물들의 간절함을 고조시킨다. 전통 클래식 정서를 바탕으로 한 섬세하면서도 격정적인 넘버들은 현악기를 중심으로 한 18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구현했다.

‘독립운동·오페라’로 연결한 그 시절 청춘들 꿈과 희망
뮤지컬 '일 테노레' 공연 사진. 오디컴퍼니 제공



박천휴 작가는 "극도로 화려한 예술인 오페라와 비극적이고 어두운 역사인 일제강점기의 대비를 통해 인생의 고통조차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려 애쓰며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암흑기에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실현하기 위해 달린 작품 속 세 인물의 노력은 코로나19라는 혼란기를 지나고 완성도를 높여 관객과 만난 작품의 여정과 맞닿아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제주 4·3 사건까지 역사적 사건이 많이 들어있던 기존 대본을 인물의 서사에 맞춰 새롭게 다듬으면서 작품의 서사는 더욱 탄탄해졌다.

또 무대 위 윤이선을 구현해낸 배우 홍광호는 윤이선이 자신과 닮아 있어서 마음이 갔다고 한다. 윤이선의 오페라에 대한 열망이 고등학생 때 뮤지컬배우를 꿈꾸던 자신 같다고. 홍광호는 데뷔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새롭게 공연에 들어갈 때마다 연습기간 동안 몸무게가 평균 5㎏이 빠질 만큼 연습에 몰두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해내는 배우다. 그런 그가 라이선스 뮤지컬보다 50배는 힘들다고 느끼는 창작 초연을 준비하면서 들인 노력은 어떨까. 게다가 자신과 닮은 배역이라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외형뿐 아니라 노래하는 목소리까지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그 내공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창작진과 배우들의 호흡으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도 무대예술에 관심을 갖고 극장까지 발걸음을 하는 관객이 없다면 의미를 잃는다. '일 테노레'는 K-컬처에 뮤지컬도 포함됐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중요한 작품일 것이다. 프로듀서인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보편성과 높은 완성도를 갖추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디컴퍼니가 오리지널 뮤지컬 지식재산(IP)을 통해 세계적인 시어트리컬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은 만큼 '일 테노레'의 해외진출도 머지않아 보인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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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일 테노레' 공연 사진. 오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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