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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죽을둥살둥 해도 모자랄 판에 尹·韓 갈등,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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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죽을둥살둥 해도 모자랄 판에 尹·韓 갈등, 한심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인사회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이 8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여당의 대통령과 당대표가 정면충돌 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22일에도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내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거듭 사퇴요구를 거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민생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감기 기운이 있어 불참했다고 밝혔으나, 한 위원장과 사이서 벌어진 갈등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 원인은 표면적으로는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을 사천하는 것으로 비치자 시스템 공천에 위배된다고 윤 대통령이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김 비대위원이 김건희 여사의 고가 백 수수와 관련해 프랑스 대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행태에 비유하는 등 과격한 발언을 한 것과 이를 한 위원장이 방치한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김 여사가 함정 카메라에 희생된 사건이지만, 윤 대통령 부부에겐 비토세력에 약점이 잡힌 셈이 됐다. 이 건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고 대통령실도 백을 수수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어떻게 해명할지 고심하는 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한 위원장까지 '국민 눈높이'를 들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니 야당의 공격에 시달려 온 윤 대통령 부부는 야속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충돌은 감정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을 법무장관에 파격 발탁한 데 이어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변신시켰다. 이렇게 이심전심의 관계였던 두 사람이 갑자기 감정적 충돌에 이른 데에 지지층은 물론 국민들은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견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권의 사활이 걸린 총선을 앞두고 대립하는 건 선거를 포기하는 무책임한 일이다. 일단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을 향해 발언을 자제하고, 한 위원장도 총선 대비에만 전력투구할 것임을 밝힌 것은 다행이다. 문제의 근본적 해소는 김 여사 백 수수 건을 어떤 식으로든 해명하는 일이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할 건 사과해야 한다. 죽을둥살둥 해도 모자랄 판에 갈등을 빚는 모습은 한심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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