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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플랫폼법, 사전규제보다 시장자율·사후개별대응이 편익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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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플랫폼법, 사전규제보다 시장자율·사후개별대응이 편익 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사업자의 불공정행위를 강력히 규제하는 플랫폼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플랫폼 경제의 공정경쟁과 사회적 위해 예방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이 득보다 실이 크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플랫폼법은 독점적 지위의 플랫폼사업자가 자사우대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등 불공정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플랫폼 사업자가 판매자와 소비자 간 관문 역할을 함에 따라 마약거래 등 사회에 심각한 해악을 미치는 정보 등에 대해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시행 중인 디지털시장법(DMA)과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원용한 것으로 취지는 이해되나 플랫폼 생태계의 혁신을 제약하는 장애가 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법 제정에 최상목 경제부총리도 지난 11일 중소기업간담회에서 "정부 안에서 논란이 많다"며 "정부의 기조는 사전규제와는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플랫폼을 전면 규제하는 유럽식보다는 현 공정거래법 내에서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미국식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이다. 실제 플랫폼법은 현 공정거래법과 중복규제의 소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자칫 국내 플랫폼 기업의 발목만 잡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과거 동영상 플랫폼 기업에게 엄격한 저작권법 규제를 가해 국내 기업 성장이 정체된 틈을 타 유튜브가 동영상 플랫폼 시장을 장악한 경우를 교훈 삼아야 한다. 유럽이 강력한 사전규제법을 도입한 데는 구글, 애플, 메타 등 미국 기업이 유럽 시장을 장악한 데 따른 위기감도 작용했다.


플랫폼 경제의 비중이 나날이 커지는 상황에서 규제의 칼날이 잘못 휘둘러질 때 그 피해는 국내 사업자와 소비자가 지게 된다. 혁신이 생명인 플랫폼 사업에서 사전에 울타리를 쳐놓으면 혁신이 작동하지 못한다. 미국은 공정거래법을 통해 사후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사전규제 강화의 유럽이냐, 사후처벌 및 시장자율의 미국이냐를 놓고 고민할 때 답은 저절로 나온다. 심지어 플랫폼 생태계의 수많은 사업자들까지 플랫폼법 제정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플랫폼법은 사전규제보다 사업자와 시장의 자율을 존중하고 사후개별 대응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사회경제적 편익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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