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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객 쥐어짜는 고금리 보험 약관대출 … 당국 이제껏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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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객 쥐어짜는 고금리 보험 약관대출 … 당국 이제껏 뭐했나
9일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약관대출에서 불합리한 금리산정을 적발해 개선을 지시했다. 연합뉴스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에서 불합리하게 높은 이자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감원은 "전 보험사를 대상으로 약관대출 가산금리 산정체계를 점검했다"며 "불합리한 상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약관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한다. 이때 가산금리는 유동성 프리미엄, 인건비·물건비 등의 업무원가, 목표이익률 등을 고려해 책정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은 가산금리에 업무원가와 무관한 법인세 비용을 포함시켰고, 약관대출과 관련이 없는 시장금리변동에 따른 기회비용도 반영했다. 이렇게 가산금리에 대출과 무관한 비용을 전가한 보험사가 하나둘이 아니었다. 약관대출 금리가 비상식적으로 높은 이유가 짐작되는 대목이다.

약관대출은 계약자의 보험보장기능을 유지하면서 해약환급금의 70~80%까지 이자를 내고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서민들이 소액·생계형 자금조달 수단으로 많이 이용해 '불황형 대출'로 불린다.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약관대출에 기대는 이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관대출 잔액은 70조원으로 1년 전보다 3조9000억원 늘었다. 이런 약관대출은 보험사 입장에선 보험료를 담보로 빌려주므로 떼일 가능성이 없다. 때문에 대출이 많이 실행될수록 수지 맞는 장사다. 현재 보험사 전체대출에서 약관대출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내가 낸 보험료를 담보로 자금을 쓰는데 금리는 터무니없이 높다'는 고객 불만은 이어져 왔다. 현재 약관대출 금리 상단(확정형 기준)은 9%대다.


이날 금감원은 약관대출 가산금리 산출이 주먹구구식이라며 개선을 보험사에 지시했다. 하지만 만시지탄이다. 고금리 약관대출에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기 악화 속에서 물가까지 치솟아 서민들 등골이 휠 지경인데 '이자폭탄'까지 껴안고 있으니 한숨만 깊어진다. 보험 깨서 생활하는 서민들이 부지기수다. 따라서 고객 쥐어짜는 보험 약관대출은 개선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은 똘똘 뭉쳐 요지부동이다. 금융당국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카르텔을 타파하고 저금리 약관대출상품 출시를 앞당겨야 한다. 보험사 역시 자성해 공정하게 금리를 책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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