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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은서 117조원 빌린 정부… 임시변통은 한계, 세원확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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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은서 117조원 빌린 정부… 임시변통은 한계, 세원확대 나서야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부족한 세수를 보충하기 위해 지난해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빌려 쓴 자금이 117조원을 넘었다. 한국은행이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대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빌린 자금은 모두 11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 지출이 불가피했던 2020년 수준(102조9130억원)을 훌쩍 웃도는 규모다. 이렇게 대출이 늘면서 정부가 작년 한은에 지급한 이자도 1506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으로 대출금과 이자액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정부는 연말에도 4조원을 빌렸다가 해를 넘겨 올해 초에야 갚았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활용하는 임시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문제는 급할 때 예외적으로 사용해야할 대정부 일시대출금이 정부의 상시적인 자금확보 창구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역대급 세수 펑크 상황에서 '국채 발행은 없다'는 원칙을 지키려다보니 결국 돈 구할 데는 한은 대출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자주, 너무 많이 끌어다 쓰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한은 대출은 새 돈을 찍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시중 유동성을 늘려 물가 압력을 높인다. 따라서 한은 차입은 어느 정도에서 억제되어야 한다.


물론 정부의 고충은 이해되나 한은 '마이너스 통장'에 계속 손을 벌리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에 불과하다. 더구나 올해는 경기부진이 심화돼 법인세, 소비세 등 세수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경제환경이 악화되면 그 때는 또 어떻게 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임시변통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지속가능하지 않다. 악순환을 개선하려면 세원 확대가 근본 해법이다. 세수가 부족하면 세원을 새로 확보하는 게 정도다. 근로소득이 있어도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 근로자' 비중부터 당장 줄여야 할 것이다. 경제활력을 살려 세수를 늘리고, 불요불급한 지출의 고강도 구조조정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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