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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은행권 자영업자 캐시백, 도덕적 해이·형평성 논란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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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은행권 자영업자 캐시백, 도덕적 해이·형평성 논란 넘어야
은행권이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캐시백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은행권이 높은 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에게 최대 150만원의 이자를 돌려주는 캐시백(현금환급)을 검토 중이다. 지원 대상은 2023년 말 기준 금리 5% 초과 기업대출을 보유한 자영업자·소상공인(부동산임대업 제외)들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캐시백은 높은 예대금리차로 이자잔치를 벌인다는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에 은행들이 상생 차원에서 이익의 일부를 내놓는 것이다. 고금리에 허리가 휜다는 소상공인들의 토로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말 국무회의에서 '소상공인들이 은행의 종노릇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급조된 면이 있다.

은행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은 영업을 뛰어나게 잘했거나 리스크를 안고 투자해서가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 덕이다. 사실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은 타당하다. 그렇다고 돈을 뱉어내라고 할 순 없는 노릇이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정부가 실제로는 팔을 비틀면서도 은행권 자율 형식으로 캐시백을 하기로 한 것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보면 없는 것보단 낫다. 그러나 기준과 대상자 선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벌써부터 도덕적 해이와 형평성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자율이 5% 넘는 대출주는 보통 신용도가 높지 않다. 제때 이자 납부하고 신용을 잘 관리한 사람들은 혜택에서 배제됐다. 악화가 덕을 보고 양화는 상대적 손해를 보는, 시장질서 훼손이다.


더 큰 문제는 고금리로 고통 받는 계층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에게 대상이 한정된 것은 윤 대통령이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소상공인 불만만을 집중적으로 들어서일 수도 있다. 일반 저소득 직장인들과 청년, 농어민들도 고금리로 고통받기는 마찬가지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만 한정해 캐시백을 해야 할 아무런 정당한 근거가 없다. 카드·보험·저축은행·신용금고 등을 이용하는 서민들과 저신용자들은 은행권 대출자들보다 더 큰 고금리 고통을 겪고 있다. 이들의 불만을 어떻게 누그러뜨릴 것인가. 따라서 은행권 캐시백은 도덕적 해이와 형평성 논란을 넘어야 한다. 부작용이 없도록 정교하게 설계하고 배제된 계층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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