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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40도는 애교`…시베리아 `겨울왕국`에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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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40도는 애교`…시베리아 `겨울왕국`에서 사는 법
사진=AP연합

연일 최저기온이 영하를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겨울이 왔음을 느끼게 한다. 깊숙이 넣어둔 장갑과 귀마개를 꺼내 겨울 칼바람에 대비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그런데 영하 40도 정도면 비교적 온화하게 느껴지고, 영하 68도 정도 돼야 "겨울 답네"라고 할 정도인 지역이 있다.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 위에 터를 잡은,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 '야쿠티아(Yakutia)'다.

야쿠티아에서는 겨울철이면 터지기 쉬운 배관시설이 아예 없고 양치질이나 화장실 가는 것 같은 일상생활 곳곳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수천 명의 사람들이 두꺼운 옷과 부츠로 몸을 감싸고 겨울을 난다. 콧물이나 눈물은 바로 얼어서 얼굴에 고드름이 달리기도 하고 단 몇분만 야외에 서 있어도 온몸이 얼어붙는 오싹함을 경험할 수 있다.

영국 대중지 더선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마을 중 한 곳인 야쿠티아 원주민들을 살아있게 하는 것은 자연에서 얻은 나무다. 이곳 원주민의 하루는 아침 일찍 나무를 모으고 난로에 불을 피워 집 안에 온기를 불어넣는 것으로 시작한다. 집에는 라디에이터나 히터가 없는 대신 9개월 간 이어지는 혹한기에 엄청난 양의 나무를 사용해 난방을 한다. 집은 주로 콘크리트 더미 위에 지어지며, 추위를 견디고 최대한 많은 열을 보존할 수 있도록 세워진다.

집을 덥히는 일을 빼면 깨끗한 식수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다.

상수도 설비나 배관 시스템을 이용하려 해도 금속 배관이 하루종일 꽁꽁 얼어붙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식수는 얼음 덩어리를 깎아내 녹여서 얻는다.

농작물 재배가 힘들다 보니 물만큼이나 식량도 부족하다.

딸기나 유제품같이 영양가 있는 음식은 주로 비교적 따뜻한 여름철에 수확해서 겨울까지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 이 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아이스크림이다. 녹지 않고 항상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주된 단백질 공급원은 생선으로, 저녁식사 메뉴로는 대부분 생선이 올라온다. 이 마을에서는 낚시와 칼 제조로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해결한다. 사람들은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을 깨고 전통적인 얼음 낚시를 해서 생선을 잡는다. 유난히 추운 날에는 따뜻한 수프를 종종 먹는다.

아무리 추위에 익숙해도 기온이 너무 떨어지면 추위에 맞서지 않는다.

아이들은 대부분 걸어서 학교에 다니는데, 영하 55도 이하로 떨어지면 학교에 가기에는 너무 위험한 날로 간주된다. 영하 40~50도 정도 기온에는 친구들과 손잡고 학교를 오가는 것.


`영하 40도는 애교`…시베리아 `겨울왕국`에서 사는 법
사진=시베리안타임스

양치질이나 세수 같은 일상적인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지기조차 힘든 얼음장 같은 물로 한다. 수도꼭지가 없고 물은 싱크대 위에 있는 깔때기 모양 장치로 흘러 들어가는데, 여기에서는 물이 한번에 나오는 양이 조절된다.
화장실을 가는 것도 단단한 각오와 준비가 필요하다. 눈밭 곳곳에 오두막집이 마련돼 있는데, 볼일을 보러 갈 때도 여러 겹의 옷과 단열 바지가 필수다. 주민들이 추위에 가장 취약한 부위로 꼽는 게 무릎인 만큼 무릎 보호에 특히 신경을 쓴다.

두꺼운 머플러와 귀마개, 스누드로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밖으로 나가면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눈썹과 속눈썹 끝에 작은 고드름이 생기고 얼굴, 손가락, 발가락이 순식간에 따끔거린다.

한편 야쿠티아는 러시아 동시베리아 지역의 공화국으로, 전체의 40%가 북극권에 속해 북반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이다. 야쿠티아는 야쿠트 어로 '변경'이라는 뜻이다. 다이아몬드, 석탄, 주석, 금 등 지하자원이 풍부해 광산업이 발달했다.

문화와 매력적인 유산도 보유하고 있다. 극장과 미술관, 역사박물관이 들어서 있고 겨울이 끝나는 매년 6월 마지막 주말에는 여름 축제가 열린다. 혹독한 겨울을 무사히 넘기고 자연이 다시 깨어나고 한 해가 새로 시작된 것을 즐기는 이벤트로, 사람들은 민속춤, 말 경기, 음악, 음식, 스포츠를 즐긴다.

1년 내내 얼어있는 이 지역에선 이따금 빙하기 시대 동물의 유해가 발견되기도 한다. 춥고 건조한 기후 덕분에 미라 상태로 잘 보존된 빙하기 동물들의 사체는 당시 자연환경을 추정할 수 있는 좋은 연구자료다.

때로는 영구 동토층에 얼어있던 바이러스가 발견돼 다시 살아났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이곳에 묻혀있던 바이러스들이 깨어나서 무서운 감염병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몇 년 동안 야쿠티아 지역과 사람들을 독특한 스타일로 묘사한 영화가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으면서 '사하우드(Sakhawood)'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영하 40도는 애교`…시베리아 `겨울왕국`에서 사는 법
사진=시베리안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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