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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견을 듣는다] "공정·상식찾아 떠날것… 국회의장돼 특권없애고 개혁하는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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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치권 상대 악마화하고 망하는 것만 생각… 타협하고 성과 만드는 정치해야
국민의힘·민주당 큰 차이없어… 독과점 양당 차라리 합당해야 제3세력 등장할것
내가 당선될 곳만 다닌다는건 틀린말… 절대적 JP 자민련때도 신생당서 첫 출마
R&D예산 불합리 바로잡는건 필요해도 일괄적으로 싹둑 자른 과기부·기재부 잘못
[고견을 듣는다] "공정·상식찾아 떠날것… 국회의장돼 특권없애고 개혁하는게 꿈"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험지 출마, 말은 쉽죠. '그 정도 했으면 후배한테 물려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지역구는 주고받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경쟁을 해야 합니다. 선배가 무조건 물려주고 받는 게 아니라 정치신인이 경쟁해서 선택받는 겁니다. 지역구를 청년세대에 물려주는 게 혁신인 거 같지만 그걸 써먹는 효과는 잠시뿐이에요. 너무 중진들을 몰아세우지 말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혁신위원님들을 혁신하라고 했어요."

이상민 의원이 지난달 말 대전으로 자신을 찾아온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 등 혁신위 위원들에게 한 말을 들려줬다. 본인도 5선 중진으로 어찌보면 팔이 안으로 굽는, 오해받을 얘기지만 거침이 없었다. 그는 지역구 옮기는 것을 인위적으로 하는 데는 부정적이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불출마를 종용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었다. 이 의원은 정치신인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사회적 여건이나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금 여론의 집중 관심 대상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 당내 '미스터 쓴소리'인 그는 이재명 대표의 개인적 비리 불법 의혹으로 당력이 쓰이는 것을 강도높게 비판해왔다. 그는 민주당과 백짓장 한장도 맞들 마음이 없다며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달 초까지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하자 소셜미디어에서는 그를 지지하는 목소리와 함께 개딸들의 공격이 이어졌다.

그는 탈당을 '유쾌한 결별'로 성격지었다. 그는 탈당 이유를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가 공정과 상식, 국민의 마음인데 민주당은 전혀 방향이 다르다"며 "어디든 제 정치적 꿈을 이루는 터전이 된다면 깃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국민의힘 입당이 유력시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국민의힘에 오면 대환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심지어 이렇게 말했다. "제가 5선인데 1선을 추가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다음 국회에서 국회의장이 되어 국회를 개혁하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고 결산을 하려고 합니다." 그는 국회의원 특권 포기, 생산적 국회 구조, 양질의 정치 신인 양성을 하는데 남은 정치적 역량을 쏟아붓고 싶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달 27일 오후 국회 의원실에서 가졌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최근 대전에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만나셨는데, 인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오신다면 대환영'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아직 민주당 소속이니까. 아직 조심스럽죠. 원래 한 3주 전쯤에 12월 초에 민주당에 남을 것인지 결별할 것인지 말씀드리겠다고 했고, 만약 민주당을 나오게 되면, 그다음 어떤 당을 선택할 것인가인데, 그 문제는 조금 뒤로 미뤘습니다."

-민주당을 떠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제가 정치적 비전을 펼쳐 나가는데 그럴 만한 터전이나 공간, 이런 게 (민주당에) 있느냐 의문이 듭니다. 민주당과 결별을 고민하게 된 것도 더 이상 민주당이 제가 뜻을 펼치기에는 전혀 공간이 마련되지가 않고, 오히려 자꾸 위축되고, 자기 검열하다시피 할 정도의 그런 매우 제약된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여기 있기는 어렵다 판단하고 민주당과 결별을 고민하고 있는 거거든요. 어디든 제가 갖고 있는 정치적 뜻 또는 그 목표를 이루는데 터전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제일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의원님의 그 정치적 비전은 무엇인가요.

"공정과 상식, 국민 마음 헤아리는 거지요. 그 상식에 워낙 지금 한국 정치권이 반하는 행태들을 보이고 있어요. 사실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상대 진영과 정파가 망하는 것만 꾀하려 하고요. 그런 싸움만 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지 이걸 좀 중단시키고 좀 더 정치다운 정치를 하고자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양쪽(여야)이 상대진영을 공격하고 악마화 하고 적대시하는, 그런 것을 좀 그만했으면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상대를 보고 정치를 하고, 상대방이 자기 체제에 100%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타협하고 성과를 만드는 그런 정치를 해야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들을 만나고 나서 희망을 보았다고 하셨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아까도 말씀드린 대로 정치권이 극단적 진영화, 양극단으로 진영이 나눠져 가지고 그냥 공격하고 악마화 하고 적대시하는 쪽으로만 계속 치닫고 있는데, 어쨌든 국민의힘 혁신위가 상대방 쪽에 있는 의원인 저를 만나 얕은 경험이나마 들어보려고 한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죠. 상대 진영에 있는 사람의 얘기를 들어서 어떤 도움을 얻겠다고 하는 건 굉장히 열린 마음으로 개방적이고 유연한 생각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희망의 빛을 보는 것 같다고 얘기를 했죠."

-인요한 위원장을 비롯해 혁신위원들이 의원님에게 주로 어떤 것을 듣고자 했습니까.

"국회의원 특권을 없애는 것들이 뭐가 있느냐 또는 당을 좀 더 유연하고 다양하고 개방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하냐, 그런 얘기들을 했죠. 저는 혁신위원들이 스트레스 받지 마시라고 했어요. 왜냐하면 혁신위원은 많은 성과를 내도록 요구를 받는데 사실은 태생적으로 활동 기간이 2개월밖에 안 되지 않습니까. 국민의힘은 오랫동안 고착화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하루 이틀에 뚝딱 해가지고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문화도 바꿔야 하고 또 당만 바꿔서 되는 게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기조라든가 자세라든가 국민을 바라보는 입장, 태도 이런 것도 큰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고 했어요."

-당 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도 바뀌어야 한다고요?

"그걸 공개적으로 얘기하기가 곤란하다면 비공개적으로 인요한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말해야 그것이 국정에 반영되고 국민들한테도 득이 되는 거라고 했습니다. 아무튼 인요한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자주 만나서 얘기를 하면 좋겠다고 했더니 인 위원장이 그러면 또 오더 받고 움직인다는 오해를 산다는 거예요. 그러나 안 만나면 소통이 부재하다고 하지 않느냐, 개의치 말고 그냥 더 큰 목표를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날 필요가 있다고 했어요."

-당 지도부와는 어떤 관계를 유지하라고 하셨나요.

"부딪히지 말라고 했어요. 지도부 험지 출마 얘기를 하는데, 말하기는 좋지만 너무 소모적인 갈등 요인을 갖고 있다고요. 그리고 그거 쉽게 결단하기가 힘들다고 했어요. 그리고 지금 내놓으면 바보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있는데, 전략적 배치를 해야 될 거 아니에요? 저쪽에 뭐가 있으면 여기서는 무엇으로 대응하고, 이렇게 해야 되는데 상대방 패는 보지도 않고 이쪽만 패를 보여줄 때가 아니라고요. 그러니까 중진을 너무 모질게 대하지 말라고요. 그게 본질이 아니잖아요. 갑자기 울산에 있는 사람을 서울에 출마하라고 하면 그게 말이 돼요? 그럼 지역구가 뭣 하러 있어요? 다선 의원이 된 건 유권자들한테 많이 뽑힌 거 아니에요? 선택받은 거 아니에요? 그럼 그건 박수칠 만하지. 그 정도 했으면 후배한테 물려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내가 하고 싶어도 유권자가 '너 하지 마' 그러면 못하는 거예요. 내가 뭐 물려주고 말고 할 게 아니라는 겁니다. 경쟁을 해야 합니다. 선배가 무조건 물려주고 받는 게 아니라 정치신인이 경쟁해서 선택받는 겁니다. 지역구를 정치 청년세대에 물려주는 게 개혁인 거 같지만 그걸 써먹는 효과는 잠시뿐이에요. 차라리 불출마를 요구하든가요. 그래서 저는 혁신위원님들을 혁신하라고 했어요."

-의원님이 탈당하고 만약 다른 당으로 간다고 해도 정치철학이나 이념이 바뀌는 건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두 당이 지금 진보다 보수다 그러는데, 무슨 국민의힘이 진정 보수입니까? 뭐 그냥 그렇지. 민주당이 무슨 진보예요? 거의 보수하고 색깔이 같아요. 정책도 비슷해요. 같은 당에서 스펙트럼 차이가 있는 것보다도 차이가 없어요. 양당의 행태는 똑같아요. 그럴 바에야 차라리 합당을 하라고 하고 싶어요. 합당하면 한국 정치 발전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요. 두 당의 독과점 때문에, 적대적 공생관계, 독과점, 그리고 영남 호남을 지역적 패권으로 해서 계속 해먹고 있잖아요. 이게 한국 정치에 얼마나 큰 폐해를 주냐고요. 이걸 넘어서려면 두 당이 차라리 합당하라고 하는 겁니다. 지금 두 당이 독과점 구조이기 때문에 새로운 제3의 세력이 등장하기 어려운 거예요. 두 당이 합당해서 한 당이 되면 또 그에 대칭되는 세력이 성장할 수 있지 않겠어요?"

-지금 여러 군데서 신당 창당 움직임이 있는데요.

"저는 진짜 진정한 정치적 제3세력으로서 성장하기보다는 기생 세력, 위성정당 꿀물을 맛보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의심이 들어요. 왜냐하면 새 정치를 하려면 송영길 추미애 이준석 금태섭 이런 사람 중심이 아니라 어떤 가치를 갖고 갈 것인가를 밝혀야 되잖아요. 예를 들어 우리는 20대 여성의 이익을 표방하고 가겠다든지, 우리는 소비자 문제와 소비자 권익을 위해서 일하겠다든지, 또는 나이 드신 분들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실버 당을 하나 만들겠다든지, 이렇게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근데 신당을 하려는 사람들은 무엇을 표방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뚜렷한 어떤 상품성을 못 느끼겠어요. 이건 멜론이라는 얘기야? 사과라는 얘기야? 수박이라는 얘기야? 그런 게 없잖아요. 제 말씀은 무슨 이념적으로 보수다 진보다 이런 쓸데없는 얘기 말고 실제로 뭘 해결하려고 나오냐는 겁니다. 그냥 우후죽순 뭐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러면 잡초에 불과하잖아요."

-신당하려는 사람들이 준연동형 비례대표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일부 시민단체들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기하고 병립형으로 가는 것에 대해 퇴행이라고 보는데, 그러면 지금 준연동형이 갖고 있는 위성정당의 문제를 어떻게 하려고 하나요. 대책을 내놔야 될 거 아니에요? 그들의 주장은 소수파가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놔야 된다는 건데, 그렇다면 비례대표를 확 늘리든가, 아니면 대선거구제로 하든가 해야 되거든요. 또는 그에 대한 절충형으로 도농복합형으로 하든가요. 그런데 저들의 주장은 여전히 소선거구제를 고수하고 플러스로 비례만 준연동으로 하자는 겁니다. 이게 아름답게 보이지가 않아요."

-의원님 지역구는 아마 대한민국에서 인구 당 박사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일 같은데, 정치적 수준 높지 않습니까.


"서울의 강남에서는 '사장님' 하고 부르는 모두 쳐다보잖아요. 저희 지역구에서는 '박사님' 하고 부르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봐요. 이분들이 자기 주관들이 강해요. 또 지역적으로도 전국에서 모여 있는데, 대체로 충청도 3분의 1, 영남 3분의 1, 호남 3분의 1이에요. 꼭 삼분지계로 딱 나눠져요."
-5선 하신 비결이 무엇인가요.

"비결이 있다고 하는 건 진짜 어불성설이고요. 우리 유성구의 국민들이 제가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신 거죠. 어떤 사람들은 민주당 텃밭이라고 하는데, 재선 때는 공천 떨어져 가지고 자유선진당으로 갔어요. 그때는 또 자유선진당을 밀어주신 거예요. 정파적으로 보지 않고 저라는 인물을 뽑아주신 거죠. 어떤 분들은 이상민은 될 곳만 찾아다닌다고 하는데, 그건 틀린 말이에요. 제가 처음 국회의원 출마할 때도 열린우리당이었는데, 신생당이었어요. 당시 충청도는 JP(고 김종필 전 총리)가 이끄는 자민련이 절대적이었어요. 대전에서 JP와 거꾸로 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어요. 저는 사실 국회의원 선거에 나간 게 단지 국회의원 되려고 한 게 아니고 깨끗한 정치에 대한 열망이 컸어요. 당시 정치자금을 박스에 넣어서 옮기는 '차떼기 사건'이 있었잖아요. 국민적 공분으로 인해서 저도 한번 깨끗한 정치 해보겠다고 나온 거지요. 아무튼 자유선진당으로 당선되고 나서 다시 민주당에서 와 달라 해서 온 겁니다. 사람들은 제가 양지만 찾아다닌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번에도 국민의힘에 간다면, 지금 국민의힘이 양지인가요?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가 바닥인데 사실 도움을 받는다 할 수 있어요? 아니 도움은 받겠죠. 당 조직이나 이런 건 받겠지만, 민주당보다 우위에 있지는 않잖아요. 오히려 제가 힘을 거들어야 할 입장이 아닌가요?"

[고견을 듣는다] "공정·상식찾아 떠날것… 국회의장돼 특권없애고 개혁하는게 꿈"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동욱기자 fufus@



-성급한 질문일지 모르겠지만, 내년 당선되면 6선인데 어떤 정치적 로드맵을 갖고 계신가요. 국회의장이 되겠다고 언론에서 말씀하시던데요.

"사실 그것 때문에 하는 겁니다. 그냥 선수 하나 더해 6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리고 무기력하게 6선 하느니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1선을 더 하려는 건 국회의장이 되면 많은 권한이 부여되고 리더십의 기회가 많잖아요. 국회 개혁도 해야 되고요. 과학기술에 대해 중심을 잡고 제대로 좀 국정을 해야 하고요. 제 정치활동에서 현역으로서 할 수 있는 총결산의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욕심이 있는 거죠."

-국회의원 특권 폐지도 숙제인데요.

"그 여론을 뒷받침해 해야지요. 한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7~8명이에요. 이 부분을 한 2명 내지 3명 정도로 줄이고 나머지는 정규직으로 입법조사처하고 예산정책 분야로 배치하면 돼요. 그렇게 되면 지금은 사실 비정규직인데, 정규직으로 신분 보장도 되고요. 또 실력도 연마됩니다. 지금은 보좌진 신분이 보장이 안 되니까 불안합니다. 국회의원들도 여러 인물을 인재 풀에서 갖다 쓰는 국회 싱크탱크가 좀 활성화돼야 하고요. 지금 입법조사처하고 예산정책처가 그런 기능을 하고 있거든요. 그것과 국회 사무처도 확대해야 합니다."

-연구와 정책개발 능력이 어느 정도 대등해지겠군요.

"예산도 효율적으로 쓰는 방안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전문화를 밟을 수 있고요. 또 하나는 지금 정치자금의 변칙적 수금방법으로 쓰이는 출판기념회를 못하게 해야 합니다. 국회의원 동안 하지 말라고 하고 국회의원 출마하려는 사람들도 못하게 하고요. 출판기념회를 보면 어떤 기관이나 기업 같은 곳은 100만원 50만원은 보통이에요. 이거 다 뜯는 거 아니에요? 그 돈 어디서 나와요? 비자금 형성하거나 그런 거 아닙니까. 아니면 장부에 따르게 쓰거나 그러잖아요. 분식회계 아닙니까. 그러니까 아예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치에 뛰어드는 신인들은 자신을 알릴 창구가 마땅치 않거든요.

"그건 이래야 될 것 같아요. 아카데미 같은 정책스쿨 같은 걸 만드는 겁니다, 국회가 만들든 정당에서 하든. 또 정치는 중학교 고등학교 이때부터 트레이닝을 하는 거예요. 정치에 뜻을 갖고 자기 관리도 하고요. 그렇게 해야 30대 때 장관도 나오고 총리도 나오고 이러는 거예요. 갑자기 다른 데서 일하던 사람을 장관시키면 됩니까? 노하우와 경륜, 테크닉이 필요한데요. 저는 사람을 인재로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인 정치가'가 되겠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릴 때부터 다방면에서 소양을 기르고 투쟁도 시키고 그래야 합니다. 시도 외우게 하고 소설도 많이 읽고 영화에 대한 식견도 있어야 하고요. 외국어도 좀 시키고요. 제가 초선 때 월드뱅크에서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에 간 적이 있어요. 저는 그냥 외국 간다니까 다른 국회의원과 5명이 덜렁 갔는데, 거기에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의원들도 있었어요. 국제금융에 대해 프리토킹을 하는 거야. 나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몰랐어요. 또 저쪽은 각 의원 당 전문 통역인이 붙었어요. 우리는 관광가이드가 5명을 통역하는 거야. 관광가이드가 얘기해 주는 게 더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이렇게 외국어 실력에서도 달리는 거예요. 당시 저는 우리 의원들의 국제 경쟁력이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보다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국제 경쟁력을 가지려면 풍부한 역사와 사회 경제 문학 이런 거에 대한 지식이 베이스에 깔려야 하고 어느 정도 외국어도 돼야 해요. 예를 들어 와인이 화제로 오르면 와인에 대해서 쫙 하고 좀 나와야 대화가 되잖아요. 와인에 대한 스토리텔링 말이에요. 영화 얘기가 나오면 그들과 대화가 될 정도로 지식은 있어야 합니다. 저를 비롯해서 그런 것에 대한 트레이닝이 정치인들이 잘 안 돼 있어요. 그러니까 아카데미 같은 곳에서 트레이닝이 필요합니다. 정치는 종합 예술이잖아요. 또 미국 가서 의원들과 대화할 때 미식축구 얘기가 나오면 우리 의원들이 그에 덩달아서 얘기하면 의기투합하지 않겠어요? 대화가 잘 되과 이게 의원외교입니다."

-광역시도 메가시티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정작 제 지역구가 있는 대전광역시에 필요한 정책입니다. 대전 청주 세종 오송 오창 계룡 논산 그다음에 금산 옥천 영동 보은 무주, 여기가 한 생활권역이거든요. 사실은 김포시 서울 편입 얘기하기 전에 여기를 대전에 편입하는 얘기를 했어야지 맞아요. 부·울·경보다 여기가 더 필요하다고 봐요. 좀 더 세부적으로 경제적 생활권 기능적으로 상보할 수 있는 영역을 딱 묶어야죠."

-국회의장이 되면 또 필요한 것이 지금 엉거주춤 상태인 개헌 문제를 정리해야 될 것 같아요.

"좀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돼요.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해서 지금 국가운영 체제를 바꾸어야 합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대통령도 과부하가 걸립니다. 대통령이 모든 걸 다 해야 되잖아요. 대통령이 무슨 동네 골목길 일부터 시작해서 화재 난 것까지 다 신경쓸 수는 없어요. 권한을 대폭 이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원주에서 불이 났다고 치자고요. 원주시장이 제일 잘 알지 그걸 어떻게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어요? 원주시장과 원주 소방서장이 알아서 다 하게끔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위상과 역할에 맞게끔 글로벌하게 나가야 돼요. 시진핑 만나고 일본 기시다 만나고 러시아 푸틴 만나고 그다음에 동남아시아 유럽에 가서 정상회담 해야 합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굳건하게 해서 북한 김정은을 평화와 안정 쪽으로 길들이는 데 집중해야죠. 국내 사소한 문제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해선 안 됩니다. 아니 이태원 사고가 어찌 대통령 책임입니까?"



-그런데 민주당은 이태원 특별법까지 만들어 '재난의 정치화'에 나서고 있는데요.

"저는 대통령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고 봐요. 이상민 행안부 장관 책임 묻고 딱 끝났으면 좋은데…. 사실 행안부 장관이 그것까지 어떻게 다 알아서 대처하느는 말은 맞아요. 그렇다면 분권을 했어야지. 근데 많은 공직자들이 '누가 하겠지' 하고 그냥 미루는 겁니다. 그러다가 구멍이 생긴 거야. 지난번 오송 물난리도 그렇잖아요. 물난리가 났는데 어떻게 어디서 누가 하겠지 하다가 그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한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확실하게 권한과 책임을 넘겨야 된다고 봅니다. 천주교에 보면 '보충성의 원칙'이라는 게 있어요. 지방자치 분권의 원리이기도 한데, 뭐냐 하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 현장의 기구가 맡는 것이 원칙이에요. A구와 B구가 충돌한다든가 조정이 안 될 때 상위 기관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본적인 문제는 현장의 기구가 해결하는 게 맞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뺏는 게 아니라 부담을 덜어준다는 뜻인가요.

"부담을 덜어줘야죠. 대통령이 전부 다 하고 중앙정부가 다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권한을 안 내려놓고 이양한 것처럼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애매모호 하니까 일이 생기면 바짝 엎드리는 게 공무원들 풍조 아니에요? 그러니까 구멍이 생기는 겁니다. 만약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어디서 막겠지 하고 가만히 있으면 되겠어요? 그러니까 현자에서 대응하는 것이 제일 빠른 거고, 그게 유효적절하다고 생각해요. 가톨릭의 보충성의 원리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권한의 지방이양도 이슈입니다.

"대통령의 권한,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지방에 이양하고 손을 떼야 된다는 거죠. 지금 많이 이양은 됐지만, 아직도 재정 등 많은 부분에선 중앙이 권한을 쥐고 있어요. 지방정부 마음대로 쓰라며 돈 줘놓고, 어디에다 썼는지 매일 보고하라고 하면 그게 이양이 아니잖아요. 이런 문제들 때문에 개헌은 필연코 해야 해요. 국정이 정삼각형이 돼야 국가 운영의 견제와 균형이 잘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역삼각형이죠. 대통령과 중앙정부에 너무 몰려있어요. 국회도 과부하입니다. 모든 걸 잘하려고 하니까 잘하는 게 거의 없는 거예요."

-윤석열 정부가 R&D 예산을 많이 줄여서 대덕특구 출연연 연구인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지역구 여론을 들어보셨습니까.

"R&D 예산을 배분하는 데서 불합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걸 바로잡는 건 필요합니다. 그건 연구자들도 동의해요. 근데 문제는 방향에는 동의하는데, 미시적인 실행에서는 관계부처 과기정통부나 기재부가 잘못한 거예요. 그냥 일률적으로 해버린 거예요.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럼 핀셋으로 골라내 바로 잡겠다고 해야지요. 그런데 너무 일괄적으로 싹둑 자른 거예요."

-과기정통부가 좀 허술하게 하지 않았나, 이런 시각이군요.

"대통령의 뜻은 문제가 있는 곳은 핀셋으로 골라내고 만약에 그렇지 않은 곳은 더 보태고 이래라는 건데, 그게 매끄럽게 잘 안 된 거예요. 뭐랄까 시행상의 오류가 생긴 거지요. 그러니까 불만이 많죠. 정책이 세밀하고 아주 섬세하게 수립돼 운용돼야 하는데, 거칠고 무대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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