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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팽동현의 AI人] AI·데이터 연구 35년… "사람이 완벽하지 못한데 AI가 완벽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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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기대가 역효과 불러… 실생활 문제 풀 AI연구개발 필요
1995년 모교서 교편잡으며 300여 논문으로 피인용 1만8000회
"꼭 사람 닮아야 효율적이라 보진 않아… 실용적 연구 파고들 것"
[오늘의 DT인/팽동현의 AI人] AI·데이터 연구 35년… "사람이 완벽하지 못한데 AI가 완벽할까요"
조성배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 이슬기기자 9904sul@



'실용적 AI' 연구… 조성배 연세대 AI대학원장

올들어 세계를 휩쓴 생성형 AI(인공지능)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달 챗GPT 이용이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감소(-9.7%)를 기록했다. 한편으론 초거대AI 개발에 대해 규제를 촉구하던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AI기업 'xAI'를 출범, MS(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벌이는 AI 왕좌 다툼에 끼어들었다. 바야흐로 생성형AI 2라운드 개막이다.

그럴듯한 거짓을 지어내는 할루시네이션(환각)과 기밀·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 현재 생성형AI가 가진 문제점에 대한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그 기반모델인 초거대AI의 학습·운영에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소요되며 불거지는 비용 문제 또한 지속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제 사람들은 단순 흥밋거리를 넘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면서 안정적인 AI를 기대한다.

AI·데이터 연구에 약 35년간 몸담아온 조성배(57·사진) 연세대학교 AI대학원장(컴퓨터과학 교수)은 "사람들이 업무나 생활에서 겪는 문제를 푸는 데 AI연구개발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게 꼭 사람을 닮아야 효과적이거나 효율적이라고 보이진 않는다"며 "과거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역효과로 이어졌던 'AI 겨울'이 또 오진 않겠지만, AI에 대해 연구자들뿐 아니라 대중들의 인식도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렸을 적부터 사람의 의식 등에 관심을 가졌던 게 결국 지능에 대한 탐구로도 이어진 것 같다. 보이지 않는 손이 도운 것처럼 운 좋게도 하고픈 일을 쭉 해왔다"는 조 교수는 "대학교에 입학한 후 컴퓨터를 처음 접했는데 적성에 잘 맞았다. 교수직에 대해서는 막연한 동경을 품었었는데, 연구를 많이 하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연세대 전산과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김진형 명예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AI 연구자 길을 걸었다. 딥러닝의 기초를 이루는 신경망 기술이 잠시 주목받던 시기였는데, 이때부터 조 교수의 논문 다작이 시작됐다. 신경망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는 1993년부터 약 2년간 일본 ATR인간정보통신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버블경제 시기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했던 이 연구소에서 그는 인공생명 프로젝트에 참여해 모바일 로봇의 군집행동 제어 등을 연구했다.

조 교수가 모교로 돌아와 교편을 잡은 것은 1995년으로, 28년 동안 재직 중이다. 신경망을 비롯한 컴퓨터 지능 분야를 포함해 실용적인 AI를 위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그 결과를 SCI(과학기술논문색인)급 211편 등 총 300여편의 국제학술지 논문으로 발표했다. 현재까지 이들 논문의 피인용수는 1만8000여 회로 이 분야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방문교수,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장, 한국데이터마이닝학회장 등도 역임했다.

"사람들이 AI의 가능성을 직접 봤다는 게 예전과 다르지만, 그럼에도 어디에나 굴곡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LLM(대규모언어모델)이 궁극의 AI 모습에 가깝지도 않다"는 조 교수는 "사람이 완벽하지 못하기에 사람이 만든 AI 역시 완벽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계속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용적인 AI를 연구해온 조 교수는 AI의 무결성·범용성에 대한 강박적인 기대가 발목을 잡을 수 있음을 지적한다. 목적과 용도에 초점을 맞추고 AI를 연구개발해야 하며, 사람과의 유사성이 필요한 곳이 아니면 이를 따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딥러닝과 LLM뿐 아니라 다양한 AI 관련 연구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선택과 집중이 우선 되는 시기지만, 기술 변화에 유연하게 대비할 수 있는 토양도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할루시네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심볼릭 기술 접목이 시도되는 것도 일례라 할 수 있다.

그가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성을 기르되 다양한 경험을 하라는 것이다. 깊이를 추구하는 것이 연구자의 본질이지만, 세상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한 가지에 천착하는 일은 지양할 것을 주문한다. 다양한 경험이 자신의 전문분야를 바탕으로 한 융합이나 협업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기술분야도 그렇겠지만 AI는 워낙 트렌드가 빨리 바뀌다 보니 아직 국내에선 어떻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교과과정이나 교수방법 등 정립이 잘 안 돼 있죠. 정부 등 AI 인력양성 프로그램들 또한 들여다보면 그 내용이 부족한 경우가 꽤 보이고요. 기본적인 SW(소프트웨어) 개발부터 AI 전문 역량까지 체계적으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학들이 모여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습니다."

조 교수는 국제적인 연구성과를 통해 학교 발전에 기여한 전임교원으로서 지난해 연세대로부터 '언더우드 특훈교수'에 선정됐다. 올해는 연세대가 신설한 석학교수 지원·양성 프로그램 '연세 펠로우십'의 초대 '펠로우' 수상자 중 한 명이 됐다.

그는 앞으로도 그동안 해온 실용적·복합적 컴퓨터 지능에 대한 연구를 끈기있게 파고들어 결실을 보겠다는 포부다. 또한,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인 대상 교육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AI를 의인화하는 등 거품과 부작용이 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인 활동을 펼치겠다는 생각이다.

조 교수는 "신호등 색이 바뀌는 것을 이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듯, AI도 그 목적과 용도에 맞는 도구로 인식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성실하게 앞길을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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