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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그냥 쉬는 2030, 그들만의 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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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희 산업부 재계팀장
[현장칼럼] 그냥 쉬는 2030, 그들만의 문제 아니다
청년 고용상황이 악화하는 데다 임금 체계와 노동시간 개편 등 정부의 노동개혁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일할 의지를 잃고 '그냥 쉬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지난달에는 쉬고 있는 20·30대가 66만명에 육박했다고 한다. 통계청이 고용동향 조사를 시작한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40·50대를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20대 '쉬었음' 인구는 38만6000명, 30대는 27만4000명이었다. 30대만 보면 최근 10년간 4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20대의 경우 코로나19로 고용 한파가 닥쳤던 지난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다.

통계상 '쉬었음'은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막연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는 사람을 뜻한다. 일할 능력이 있어도 일하지 않는 것으로 실업에 속하지 않는다.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 이에 해당한다.

니트족은 2020년대 중반 이후 증가세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청년정책허브센터가 지난 2021년 내놓은 '청년고용정책 사각지대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니트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이탈리아와 멕시코 다음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각국이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니트족의 정의·범위가 조금씩 달라 OECD는 취업하지 않거나 정규 교육기관에 등록하지 않은 만 15∼29세 청년을 니트족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를 통해 교육·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취업도 하지 않은 국내 청년 비중이 높은 것은 확인했다.

한국의 니트족은 취업에 실패했거나, 성공했어도 '질 나쁜 일자리'를 경험하면서 구직을 포기한 경우가 많다. 구직을 원하지만 일자리 불일치(미스매치) 등으로 취업에 대한 관심을 잃은 이들도 있다.

구직 활동을 해도 원하는 일자리를 갖는 데 실패를 하고, 그 경험이 누적돼 학습된 무기력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할 의지가 꺾인 이들이 다수다. 국내 노동시장 구조와 불안정한 일자리 정책이 누구보다 일하고 싶은 청년들을 니트족으로 내몬 것이다.


고용한파에도 청년들은 여전히 대기업·공공기관 위주의 일자리를 원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청년세대 직장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3%가 대기업을 선호했다. 공공기관·공무원 등 공공부문(44.0%)과 중견기업(36.0%)이 뒤를 이었고, 중소기업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15.7%에 그쳤다. 86.7%가 직장을 선택할 때 '임금과 복지수준'을 고려한다고 답했고, 최근 대기업 생산직 채용에 수만명의 청년 지원자가 몰린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의견이 71.7%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국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대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고, 미래 세대의 일자리를 위협해 청년들의 희망을 박탈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과 경기활성화 정책, 노동시장 개혁, 기업투자 촉진,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 등을 바라고 있다. 청년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확충하고 좋은 일자리를 대규모로 만들어 노동시장에 제공함으로써 청년들의 노동시장 이탈을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시급하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선 기업의 투자를 촉진해야 하고,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려면 노동시장의 개혁이 필수다. 근로시간과 고용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산업현장 법치주의 확립, 성과주의 임금체계 확산 등 국민이 기대하는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올해를 공정과 법치의 노동개혁 원년으로 삼고 노동시장 법·제도·의식과 이중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동개혁 과제를 총괄하는 '노동개혁정책관'도 신설했다. 지난 1년간 정부가 노동시장 약자를 보호하고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노동 개혁에 역량을 집중해온 만큼, 6월 발표할 상생임금위원회의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대책에 기대가 모아진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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