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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당겨진 재건축 수주전… 압구정 현대·개포주공 大魚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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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시공사 선정시기 변경
사업비 조달·절차 단축 기대
삼성·현대·GS·대우건설 등
대형사 '알짜단지' 수주 주력
수익성 낮은 곳선 갈등 확산
앞당겨진 재건축 수주전… 압구정 현대·개포주공 大魚 쏟아진다
서울 강남구 대표 재건축 추진 단지인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사진 연합뉴스



하반기부터 서울 재건축·재개발 시공사 선정 시기가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앞당겨짐에 따라 알짜 정비사업 시공권을 향한 건설사들의 수주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반면 기존에 낮은 금액에 공사계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하던 정비사업들은 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갈등이 계속되며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하반기 서울 100여곳 시공사 선정 예정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서울시의 개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안'이 시행되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 시기가 '현행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크게 앞당겨진다.

업계는 이 경우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 시기가 최소 1~2년 가량 앞당겨져 시공사 보증으로 사업 초기 사업비 조달(대출)이 쉬워지고, 인허가 등 사업 절차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공개 현황 상 현재 서울 정비사업 중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곳은 116개 단지에 달한다.

강남 재건축 '대어'(大魚)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지구를 비롯해 개포동 주공 5·6·7단지, 서초구 신반포 2·4·7·12·16·20차 등이 곧바로 시공사 선정이 가능해진다.

강북에서는 성동구 성수동 전략정비구역이나 용산 정비창 일대 등의 구역들도 현재 조합설립인가 단계다.

삼성물산을 비롯해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자체 정비사업 인력을 확대 보강하며 본격적인 수주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미 일부 건설사들은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인력을 파견해 조합을 상대로 사전 영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시공사 선정 당시 설계부터 자재 조달, 시공까지 일괄 책임지도록 하는 턴키 방식의 입찰도 허용할 방침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 알짜 단지 수주에 주력하는 것은 최근 자재비와 인건비 급등으로 공사비가 30% 가까이 오른 것도 주요 원인이다.

현재 수도권과 지방의 신규 공사비 계약 단가가 3.3㎡당 500만~600만원대에 책정되는 반면, 서울은 이미 3.3㎡당 700만원을 넘어섰다.

실제 최근 정비구역 지정안을 고시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공사비를 3.3㎡당 700만원으로 책정해 일반분양가 추정액을 3.3㎡당 7700만원으로 산정한 바 있다.


앞당겨진 재건축 수주전… 압구정 현대·개포주공 大魚 쏟아진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재개발 신축공사 현장 전경. 사진 연합뉴스


◇기존 사업지는 곳곳에서 공사비 갈등 확산

반면 현재 조합이 책정한 공사비가 낮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은 시공사를 찾는 데 애를 먹는 곳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8구역은 두차례 시공사 선정 경쟁 입찰에서 롯데건설만 단독 입찰해 유찰됐고, 서울 중구 신당9구역도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수의계약 전환이 예정됐다.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유찰을 거듭하던 대전의 도마변동2구역은 이달 초 포스코건설과 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을 수의계약 형태로 시공사로 선정했다.

과거 낮은 금액에 시공 계약을 체결한 곳은 최근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며 사업 차질이 잦아지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산성구역 주택재개발 조합은 시공사업단(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과 공사비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결국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 권선6구역 재개발 사업지는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으로 일반분양이 지연되고 있고, 서울 서초구 신동아 아파트도 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답보 상태다.

건설업계는 오른 공사비 반영이 쉽지 않은 곳은 수주에 참여하지 않고, 이미 수주한 단지에서도 건설사 스스로 시공을 포기하는 곳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웬만한 갈등으로 시공권을 포기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지만, 1~2년 새 공사비가 30%나 뛰니 적자를 보면서까지 공사를 지속하긴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분양가와 공사비 인상이 힘든 지방 등에서 건설사들이 시공사에서 이탈하려는 조짐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조합·시행사 등 사업 주체와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으로 인해 현재 신규 분양도 계속해서 미뤄지는 추세"라며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낮은 곳은 외면하면서 앞으로 주택 공급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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