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LG에너지솔루션 경영진을 만난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캐나다 현지에 짓는 합작공장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하자, 캐나다 총리가 직접 중재에 나서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하는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캐나다 현지 언론 보도와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한한 트뤼드 캐나다 총리는 이날부터 2박 3일간의 일정 중 권영수 부회장 등 LG에너지솔루션 경영진을 만나 합작공장 건설 관련 인센티브 제공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방한 중 국내 기업인들과 만나는 행사가 예정된 만큼 트뤼드 총리는 그 자리에서 LG에너지솔루션 경영진을 만나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인 '넥스트스타 에너지'에 대한 보조금 관련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사인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캐나다 남서부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약 37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45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약속했던 보조금 지급을 두고 캐나다 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로 미루는 상황이 발생하자 합작사는 현재 관련 공사를 모두 중단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스텔란티스 대변인은 "윈저 부지의 배터리 모듈 생산과 관련한 모든 공사가 즉시 중단됐다"며 "캐나다 정부는 합의된 것을 지키지 않았고,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는 "정말 걱정스럽다"며 "폭스바겐 경우처럼 연방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에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직접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만나 캐나다 합작공장의 보조금 협상을 이뤄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 정부의 경우 생산하는 배터리 셀의 용량에 맞춰 보조금을 지급하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하고 있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미국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더 유리하다.
증권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서만 받는 2025년 AMPC 보조금은 5조원대까지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기업들이 캐나다 총리와 직접 마주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캐나다 정부와 넥스트스타에너지가 논의 중인 배터리 모듈 구성 요소에 대한 보조금은 미국의 AMPC와 같은 조건인 kwh 당 10달러인데, 트뤼도 총리가 이보다 적은 보조금을 제안할 경우 합작사의 캐나다 공장 건설은 무산될 수 있다.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측은 "경영진 미팅은 따로 만나는 게 아니라 여러 기업인들과 (함께)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