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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칼럼] 新냉전과 新봉쇄전략 시대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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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진수 칼럼] 新냉전과 新봉쇄전략 시대 생존전략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전면적인 갈등으로 고조되면서 신냉전이라 불리우는 상황까지 되었다. 미국과 중국간의 갈등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전에 미국이 초강대국이었던 소련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승리했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미국이 새로운 경쟁국가인 중국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에 대해 시사점을 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소련이 해체될 때까지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피하면서 냉전을 미국의 승리로 이끌게 한 전략이 소위 '봉쇄전략'이다.

미국의 외교관이었던 조지 캐넌은 1947년 포린어페어즈에 '소련의 행동원인'이라는 제목의 글을 X라는 가명으로 기고하였다. 이 기고문에서 그는 소련 공산당의 지도자들이 자본주의가 내재적인 모순으로 반드시 붕괴하고 사회주의가 궁극적으로 승리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과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은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했다.

조지 캐넌은 억압적인 정치 및 경제체제를 가진 소련이 구조적으로 취약하므로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함께 소련의 확장을 봉쇄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경쟁하면 소련이 내부적으로 붕괴하면서 결국 미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 이후의 역사는 조지 케넌이 예측한 대로 되었다.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승리하고자 하는가?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경쟁전략은 소련에 대한 봉쇄전략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체제경쟁에서 장기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 경쟁에서는 단기적으로 직접적인 무력충돌에 의해 승자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체제의 효율성에 의해 승자가 결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경쟁과정에서 다른 국가들의 지지도 중요하다.

현재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가운데 미국보다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큰 국가들이 대다수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중국과 갈등하는 상황에서 대중국 수출이 2020년 1245억달러에서 2021년 1514억달러로, 대중국 수입이 2020년 4327억달러에서 2021년 5049억달러로 오히려 증가하였다. 즉, 미국도 중국과 경제적으로 전면 분리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미국은 반도체 등 경제 및 국가안보에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에서는 확실히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예컨대, 미국 정부는 지난 8월 기업들이 미국내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도입하면서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제정한 바 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봉쇄조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다른 국가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이 외국으로부터 도입이 어렵게 된 첨단 기술 및 제품을 자체 개발하면서 그 투자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는 경우 그 분야에서 미국과 격차가 커지게 되는 것은 물론 경제 전체의 효율성이 저하돼 결국 중국이 미국과 경쟁하기 어렵게 되는 결과가 되는 것이 미국이 바라는 시나리오로 보인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현될 것인가는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실현될 경우에도 이는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이뤄질 시나리오라 하겠다.

먼저 세계경제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분리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모두와 밀접한 경제관계를 지속할 필요가 있겠다. 다만, 첨단 반도체 등의 분야에 있어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가 지속될 것이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둘째,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면서 국제규범을 논의할 장으로 G7에 다른 국가들을 추가해 의사결정 그룹을 형성할 유인이 커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도 추가되는 국가로 참여해 세계 규범 형성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 셋째, 우리나라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등 첨단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냉혹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실력을 갖추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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