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멜론 이용권 가격 10% ↑
지니·벅스 등도 추후 인상 전망
구글, 국내서 결제 수수료 챙기며
유튜브 뮤직 성장 발판 '일거양득'
지니·벅스 등도 추후 인상 전망
구글, 국내서 결제 수수료 챙기며
유튜브 뮤직 성장 발판 '일거양득'
구글이 인앱 결제 의무화를 강행하면서 국내 음원 플랫폼 업계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유튜브 뮤직의 '끼워팔기'에 더해 인앱 결제 강제 정책에 따른 경쟁력 약화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12일 미디어·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플로와 네이버 바이브에 이어 멜론, 지니뮤직이 최근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을 수용했다.
멜론은 인앱 결제 시스템 적용과 함께 오는 29일부터 안드로이드 앱 내 이용권 가격을 약 10% 인상한다. 멜론은 공지글을 올려 "구글 정책에 의거한 인앱 결제 수수료 적용으로 부득이하게 안드로이드 앱 내 이용권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멜론의 이용권 가격 인상은 국내 음원 업계 플랫폼 중 플로, 바이브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플로와 바이브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에 맞춰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을 각각 14%, 16% 올렸다. 다만 안드로이드 앱 이외에 PC나 모바일 웹 등에서 결제하는 경우는 가격 인상이 적용되지 않는다.
멜론은 국내 이용자수 1위 음원 플랫폼으로 그간 가격 인상 여부와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구글이 지난 1일부터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을 본격화하자 결국 이를 수용,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자사 인앱 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않은 개발사들의 앱을 6월 1일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할 수 있다고 선포했다.
멜론에 이어 지니뮤직도 인앱 결제 시스템 적용을 공식화했다. 지니뮤직은 지난 8일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으로 인해 이달부터 구글 플레이 결제 수단을 도입한다"며 "기존 지니 상품군과 결제수단을 그대로 이용하고 싶다면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브라우저를 방문해 달라"고 공지했다.
지니뮤직은 현재 요금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추후 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멜론 역시 지난달 인앱 결제 시스템을 먼저 도입한 후 요금 인상을 발표했다. NHN 벅스는 아직 요금을 인상하지 않았으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음원 플랫폼 업계가 인앱 결제 강제 정책으로 시름을 앓는 사이 글로벌 음원 플랫폼인 유튜브 뮤직은 기회를 맞았다. 유튜브 뮤직은 구글이 운영하는 음원 스트리밍 앱으로, 인앱 결제 강제 정책에 따른 요금 변화가 사실상 없다.
구글 입장에서는 인앱 결제 강제 정책으로 수수료를 챙기는 동시에 유튜브 뮤직의 경쟁력까지 확보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를 상대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끼워팔기로 국내 음원 시장에서 매섭게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한국인 만 10세 이상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조사 한 결과 유튜브 뮤직은 지난달 사용자가 가장 많은 음악 서비스 앱 2위(586만명)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4월 발표한 와이즈앱의 조사 결과를 보면 한 달간 음악 서비스 앱 이용자는 멜론 531만명, 유튜브 뮤직 298만명이었다. 불과 1년여 만에 사용자 격차를 233만명에서 63만명대로 줄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이용자를 모아놓고 음원 생태계를 장악한 뒤 유료화에 나설 가능성도 점친다.
음원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의 유튜브 끼워팔기와 인앱 결제 강제 정책 시행 모두 결과적으로 국내 음원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정부가 실질적인 제재 조치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콘텐츠 업체들은 무방비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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