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일본 혼슈 중앙부의 태평양 연안에 있는 시즈오카현은 풍부한 바다 자원은 물론 후지산과 3대 온천지라고 불리는 아타미 온천도 품고 있어 연간 1억5000만명 이상의 여행객이 방문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윤택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시즈오카현의 일부 어촌 마을들은 어부들의 고령화로 인해 어획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에 경기도 쇠퇴하고 있다. 이렇게 쉽사리 풀 수 없었던 고질적 문제를 획기적인 기획력으로 극복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게 만든 한 어촌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즈오카현 이즈 반도의 서쪽 해안
2025-07-09 18:31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일본 시즈오카현 야이즈역 앞 상점가 1층에 가면 매우 생소한 간판이 걸려있는 점포를 발견하게 된다. 점포명은 `모두의 도서관 산카쿠`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서점이나 중고 책방처럼 보이지만 이 곳은 근본적으로 개념이 독특하다.30여평 되는 적당한 규모의 이 `도서관`은 점포 이름처럼 책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책을 무료로 빌려주는 `공공시설`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회원 가입비 300엔(약 2800원)만 내면 된다. 그 이후로는 1회 5건까지 무제한 무료로 책 대여가 가능한 파격적인 서비스 공간이다.이색적인 건 책을 빌려주는 주체가 도서관 운영자가 아닌 약 60여개로 나뉘어진 책장 단위 공간을 확보한 `책장 오너`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월 2000엔(약 1만8800원) 또는 연간 2만2000엔(약 20만1000원)을 내고 책장의 일부 공간을 확보한 후 자신이 보유한 책들을 진열하고, 이를 도서관 회원들에게 무료로 대여한다. 오너들은 일정기간 책장 공간을 확보하지만 책의 소유권은 기증 절차를 통해 도서관이 공유한다.자신이 좋아하고 동경하고 있는 세계를 전혀 모르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감을 느끼고
2025-06-11 17:31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세계인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는 녹차 종주국인 일본에서도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다. 그렇다 보니 커피를 마시고 난 뒤에 남는 찌꺼기의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보통 음식물 쓰레기로 분리하지 않고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버려졌던 커피 찌꺼기가 일본의 한 지자체에 의해 놀라운 변신을 하고 있어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커피 찌꺼기, 하수에 흘려주세요"라고 시민에게 호소하고 있는 일본의 유일한 지자체인 도야마(富山)현의 쿠로베(黑部)시가 그 주인공이다. 평상시 가정이나 커피숍에서 일반 쓰레기통에 드립한 커피 필터 종이채로 쉽게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이 곳에서는 `유니크한 호소문`을 통해 소중하게 모신다.커피 찌꺼기를 버리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종이 필터에 남아있는 커피를 싱크대에서 수돗물로 씻은 후 하수도로 그냥 흘러 보내면 끝이다. 찌꺼기 입자가 작기 때문에 일반 하수에 매일 보내도 지금까지 막혔다고 하는 사례는 없다.이렇게 흘러 보내진 커피 찌꺼기는 하수관을 통해서 쿠로베시만이 보유하고 있는 특수한 하수처리 시설에 모
2025-05-07 18:04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일본 도쿄 중심부인 메구로에는 미리 예약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한 이색 카페가 있다. 이 카페 안에는 20여 마리의 돼지들이 뚜벅뚜벅 돌아다닌다. 일부 돼지들은 손님들에게 다가가 무릎 위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새근새근 기분 좋게 잠들기도 한다. 정말로 아무 사전 지식 없이 입장했다가는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의 상상 이상의 모습이 연출된다. 이 카페는 특수 돼지 농장을 보유한 `Hooome`(도쿄도 미나토구)가 운영하는 돼지 카페 `mipig cafe`(마이 피그 카페)다. 2019년 메구로에 1호점을 오픈 한 이후 현재 1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 지역이나 교외의 쇼핑센터 등에 점포를 두고 있지만, 아직 인지도가 크게 확산되지 않은 `돼지 카페`란 어떤 곳인지 알아보면 재미있는 스토리와 요소들이 즐비하다.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고양이를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고양이 카페`는 완전히 자리 잡았지만 최근 몇 년 작은 돼지가 넘쳐나는 카페가 서서히 늘고 있다.카페 안을 돌아다니는 돼지는 일반적으로 `마이크로 돼지`라고 불리는 종이다. 명칭부터 치와와 등 소형견이 상상되지만 성체가 되면 중형견 크기(20kg)
2025-04-09 17:44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캔 음료와 술 종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본 마트의 주류 코너를 가보면 기존 상품 외에도 매일 쏟아져 나오는 신상품 브랜드들로 매우 현란하다. 그나마 맥주로 분류된 브랜드들은 한국 편의점에서도 늘상 보이기 때문에 친숙하지만, 그 외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브랜드 또는 신상품들은 어떤 주류이고 어떤 맛인지 가늠이 안되는 것들이 많다. 그 중 대표적인 주류 테마가 `츄하이`다. 츄하이는 소주에 약간의 탄산과 과즙을 넣은 주류 음료를 말한다. 원래는 `소주`와 `하이볼`의 합성어인 `소츄하이보루`의 약어로 쓰였다. 그러나 소주 베이스가 아니거나 탄산수를 타지 않은 츄하이도 있기에, 최근에는 그에 한정하지 않고 보다 광범위하게 쓰인다. 원래는 이자카야의 메뉴였지만 현재는 캔 음료로 많이 출시되어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한국에도 인기 높은 츄하이들이 수입되곤 한다.일본의 츄하이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브랜드는 단연 기린 맥주회사의 `효우케츠`(氷結, 빙결) 시리즈다. 빙결 브랜드가 기업의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활동의 일환으로 출시한 츄하이 2종이 화제다.작년 5월, `
2025-03-12 09:57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자동차 생산 왕국` 일본은 그 위상만큼 2024년 마감 기준 자동차 보유대수는 약 7900만대로 한국의 2600만대 대비 약 3배다. 그만큼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통계 자료들을 볼 수 있다. 그 중 자동차와 관련된 특이한 지역이 있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도쿄에서 약 100㎞ 떨어져 있는 간토 지역의 군마(群馬)현이다.일본 자동차 검사등록 정보협회 통계에 의하면, 2021년 3월 기준 군마현의 현민 1인당 자가용 승용차 보유 대수는 0.701대로 전국에서 독보적 1위다. 도쿄도의 0.226대에 비해 3배 이상이다. 군마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자동차가 `발`이라고 표현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물론 현민의 총인구 대비 면허 취득률 또한 72.1%로 전국 1위를 자랑한다. 철도나 버스, 자동차, 자전거나 도보 등의 이동수단별로 보면 자동차 이용 비율은 77.4%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동 거리별로 보면 100m 미만의 이동에서도 4명 중 1명은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다. 이동 거리가 500m를 넘으면 절반 이상의 사람이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이런 독특한 결과가 어떤 이유에서 나왔는지는 정확하게 분석하기는 힘들겠지만
2025-02-12 18:12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작년 10월 도쿄 시내 롯폰기 초고층 빌딩의 36층 사무실 한 공간에서 매우 이색적인 행사가 진행됐다.공간 한 켠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 앞에 있는 조종석 같은 곳에서 앞뒤로 영어 광고문구들로 꽉 차 있는 유니폼을 입은, 누가 봐도 프로게이머들로 보이는 청년 두 명이 열심히 조종간을 움직이며 집중하고 있다. 이를 100여명의 관중들이 지켜보고 있다. 얼핏 보면 스타크래프트, 롤 게임 등 e스포츠 경기를 하는 장면으로 보일 수 있지만, 건설 중장비들이 바쁘고 분주하게 일하고 있는 실제 장면이 비춰지고 있는 이벤트였다.이 이벤트는 일본의 건설 관련 회사인 오바야시 상사, 이토추 상사 등이 회원으로 있는 교통 디지털 비즈니스 협의회(TDBC)가 지바현의 기능공 양성기관과 공동 개최한 건설기계 원격제어 대회의 한 장면이다. 대회장인 롯폰기에서 약 40㎞ 이상 떨어진 지바 시내에 있는 중장비들을 원격 조종해 토사를 굴착·반출하고 그 시간이나 정확성을 겨루는 `e건설기계 챌린지`다. 지난 2022년부터 열렸으니 올해가 3회째다.작년 대회에선 2인 1조 팀이 유압식 굴삭기와 캐리어 덤프를 각각 원격으로 조
2025-01-15 18:04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과거의 편지에서 시작해 전화, 인터넷상의 메일, 카톡, LINE과 같은 메시징 앱까지 사람들 사이의 원격 커뮤니케이션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으며 요즘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여 소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구가 언뜻 보기에 모든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사용성 측면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들도 많다. 예를 들어,일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시징 앱인 라인(LINE)을 사용하면 적당한 템포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지만, 채팅의 연락을 상대가 인지하지 못하거나(또는 인지하더라도 즉시 응답하지 않는 경우) 당장 무언가를 전하고 싶을 때 위화감 같은 벽이 느껴질 때가 많다고 한다.반면에 전화의 경우 상대방의 번호로 전화가 울리기 때문에 쉽게 인지하고 바로 대화가 가능하다. 또한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하기 쉽고, 쓸데없는 오해가 생기지 않는 장점이 있다.최근 일본의 젊은 사업가가 1년 반 전에 출시한 앱인 `JIFFCY`는 메신저와 전화의 장점들을 결합한 소위 `문자통화` 서비스로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닛케이가 선정한
2024-12-12 18:05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1980년대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들, 특히 남자들에게 있어서 필수 아이템이라고 불릴 정도로 누구나 한 개씩은 보유하고 있었던 물건이 손목에 차는 전자시계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저렴하고 인기있었던 브랜드가 일본의 전자회사 카시오(CASIO)가 만든 `G-SHOCK` 시리즈였다. 육각형 프레임 내에 직사각형 흑백모니터가 내장돼 있고 디지털 숫자들이 여러 크기로 시간과 요일, 날짜를 표시하고 있어서 당시 중학생이었던 필자는 마치 공상과학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느낌을 받았던 첨단 장비였다.G-SHOCK는 1983년도 출시 이래 40여년간 아직까지도 스테디셀러로 각광받으며 지금까지 약 1억5000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40년 이상 인기가 식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G-SHOCK이 갖고 있는 개발철학에 있다. 이는 다름아닌 `강인함`과 `튼튼함`이다. 1983년 이전에 출시된 시계들은 떨어뜨리면 안 되는 섬세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G-SHOCK 개발 담당자는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 튼튼한 시계를 만들자`라는 개발 이념을 갖고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R&D 센터 3층 창문에서 떨어뜨리는
2024-11-13 18:29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지난 여름인 7월 18일부터 8월 말까지 약 40여일간 일본 치바현 북서부에 있는 후나바시시(船橋市)에 위치한 경마장에서 장수풍뎅이와 쓰레기를 주제로 하는 이색적인 이벤트가 열려 화제를 모았다. 대형 장수풍뎅이 벽화가 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막사 안에서 장수풍뎅이를 집단으로 키우는 모습을 전시 형태로 공개한 것이다.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모습의 장수풍뎅이들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곤충류여서 그런지 가족 단위로 많은 사람들이 와서 견학을 했다.이런 이색적인 곤충행사가 왜 경주마들이 기거하는 경마장에서 열렸을까 다들 궁금해했지만 그 이유는 경마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들을 없애는 `환경` 이슈에 있었다.일반적으로 마구간에는 말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바닥에 짚이나 톱밥, 긁어낸 나무 등을 깔아서 `말침대`를 만들어 준다. 이는 그대로 산업폐기물로 버려왔는데 그 비용이 꽤 만만치 않다. 그런데 이 애물단지 쓰레기들을 이제부터는 버리지 않고 장수풍뎅이들에게 몽땅 먹어 치우게 하기 위해 이번 집단 사육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더 이상 사용이 불가한 볏짚 등의 쓰레기들
2024-10-09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