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준호 칼럼

총 9건
  • [맹준호 칼럼] 모든 것은 ‘타이밍’, 혼다의 실패가 말해준다

    모든 것은 ‘타이밍’, 혼다의 실패가 말해준다

    ‘기술의 혼다.’ 자동차에 관심가졌던 사람 중 이 말 한 번 안 들어 본 사람 없을 것이다. 일본 자동차기업 혼다는 양산형 대중차 기업임에도 기술 기업 이미지가 강했다. 실제로 혼다는 엔진 기술과 혁신적 설계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CVCC 엔진은 1970년대 미국의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머스키법)를 통과하며 기술의 상징이 됐다. 1980년대 말에 내놓은 VTEC 엔진은 일상 주행의 고연비와 고속 주행 때의 파워라는 상반된 목표를 동시에 달성했다.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전설처럼 회자되는 엔진이다. 사람들은 이 무

  • [맹준호 칼럼] 가계부채 관리가 급해졌다

    가계부채 관리가 급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의 물가 상승은 각국 통화당국이 정말 대응하기 어려운 인플레이션이었다. 인플레이션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demand-pull inflation)이고, 또 하나는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이다. 코로나19 때의 물가 상승은 석유와 원자재 가격을 비롯한 생산비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었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물류망 붕괴까지 겹쳤다. 총수요는 그대로인데 총공급이 부족해지자 주요국 물가는 걷잡을 수 없이 올랐다. 실제로 2020년 1.2% 수

  • [맹준호 칼럼] AI 전쟁 시대, ‘소버린 AI’ 더 중요해졌다

    AI 전쟁 시대, ‘소버린 AI’ 더 중요해졌다

    1990년 걸프전 때 미군이 타깃을 정밀 타격하는 장면을 TV 뉴스로 본 세계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사람이 죽는 현장이 비디오 게임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죽지만 원격 타격하는 장병들의 심리적인 부담은 적을 직접 살상할 때에 비해 크게 줄어든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이 때 등장한 용어들이 ‘비디오 게임 워페어’, ‘버튼 전쟁’ 같은 것들이었다. 기술이 인간으로 하여금 살상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게 하냐에 대한 성찰을 담은 말이었다. 2001년 9·11 이후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선 드론(무인항공기

  • [맹준호 칼럼] 전기차 ‘천하 삼분지계’를 세워라

    전기차 ‘천하 삼분지계’를 세워라

    지난 2021년 5월 18일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의 포드 자동차 공장 내 시운전 도로. 선글라스를 낀 조 바이든 당시 미 대통령은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직접 테스트 드라이브했다. 이 차는 수십년 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인 F-150의 전기차 버전이다. 신차발표회가 바로 다음날이어서 이 날은 위장막에 덮여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몰아보니 어땠냐’고 묻는 취재진에게 “빠르다. 가속력이 뛰어나다”고 답했다. 바이든이 미공개 신차를 직접 생산현장까지 찾아가 시운전한 것은 전기차를 중심에 둔 자신의 산업

  • [맹준호 칼럼] 소비자 무시한 쿠팡의 ‘로비 올인’

    소비자 무시한 쿠팡의 ‘로비 올인’

    미국의 기술 기업 생태계에서 ‘경쟁 제거를 통한 시장 독점’은 기본 경영전략이다. 특화 기술을 개발하거나 틈새 시장을 찾아 경쟁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와 직접 충돌해 망하게 하는 전략을 심심치 않게 쓴다. 만약 경쟁자가 아주 강력하거나 미래성이 뛰어날 경우 큰 돈을 주고 인수한다. 이런 식으로 경쟁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우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기본 탑재해 넷스케이프를 망하게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구글은 온라인 광고 시장 경쟁자였던 더블클릭,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모바일 운영체계(OS)

  • [맹준호 칼럼] 피지컬 AI 세계 1위, 진짜 ‘찬스’가 왔다

    피지컬 AI 세계 1위, 진짜 ‘찬스’가 왔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 ‘피지컬 인공지능(AI) 1등 도약’이란 목표가 들어있는 걸 보고 당시엔 이게 뭐지 싶었다. 지난 4월에 출범해 AI 세계 3대 강국이란 비전을 제시한 지 몇달이나 지났다고 피지컬 AI 세계 1위라는 또 다른 목표가 나왔단 말인가. 게다가 피지컬 AI는 ‘궁극의 AI’라고 불린다. AI가 컴퓨터 속에서 언어로 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3차원의 공간에서 인간 대신 판단하고 노동하는 단계, 그야말로 인류가 AI에게 원하는 최고의 경지가 바로 피지컬 AI다. 무리한 구호로 보였던

  • [맹준호 칼럼] ‘정보보안 컨트롤타워’를 세워라

    ‘정보보안 컨트롤타워’를 세워라

    지난 8월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해킹·정보보안 국제대회 겸 콘퍼런스 ‘데프콘’(Def Con)에선 해킹 전문 계간지 ‘프랙 매거진’(Phrack Magazine)이 현장 배포됐다. 데프콘은 1993년부터 매년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해킹 컨벤션이다. 프랙은 해킹·보안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기술 간행물이다. 세계 최고의 해커들이 모인 행사에서 배포된 프랙엔 한국에 관한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지능형지속위협 다운: 북한 파일들’(APT Down: The North Korea F

  • [맹준호 칼럼] 굳어지는 신냉전 구도, ‘페이스 메이킹’으로 뚫어라

    굳어지는 신냉전 구도, ‘페이스 메이킹’으로 뚫어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세계가 가장 주목한 한 마디는 “(트럼프) 대통령님이 피스메이커가 된다면, 저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는 이 대통령의 말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남북문제와 북미관계에 대한 이 대통령의 언급이 더 귀에 들어왔다. “제가 직접 관여해 해결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문제를 진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님뿐”이란 대목이다. 이 말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한국은 나서지도 않고, 패싱당했다고 서운해하지도 않을테니 한

  • [맹준호 칼럼] “美에 공장 지으라”는 백악관, 韓은 기회로 만들어야

    “美에 공장 지으라”는 백악관, 韓은 기회로 만들어야

    10여년 전인 2015년 6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트럼프타워.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아메리칸 드림은 죽었다(American dream is dead). 내가 당선된다면 아메리칸 드림을 더 크고, 좋고, 강하게 회복시킬 것이다.” 이어 “우리는 함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Together, we will 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약속한다. ‘마가’(MAGA) 구호의 시작이다. 한국 사람들도 트럼프의 마가는 알지만 그 배경이 아메리칸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