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욱 칼럼
권순욱 부국장 겸 정치부장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끝났다. 전국 곳곳의 투표소에는 국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후보 선택의 이유는 달라도 "새 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는 마음만큼은 하나였다. 투표 과정에서 일부 크고 작은 돌발 상황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차분하고 질서 있게 진행됐다.이번 조기 대선을 `만들어준` 당사자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씨 부부도 투표에 참가했다. 이들은 3일 오전 서초구 서초동 자택 인근 초등학교에서 투표했다.눈에 띄는 장면은 이들 부부의 환한 표정이었다. 윤 전 대통령의 표정은 그야말로 해맑았다. 조기 대선의 빌미를 제공한 비상계엄 선포의 당사자가 지을 수 있는 표정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헌법재판관 전원일치의 파면 결정으로 대통령에서 물러난 자가 가져야 할 일말의 죄책감도, 미안함도 엿보이지 않았다.조기 대선은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에게는 불행이었다. 탄핵으로 대통령이 물러나는 사례 자체가 충격이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정해진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탄핵을 당해 물러난 것도 비극인데, 그로 인해 실시되는 선거에서 아무 일 없다
2025-06-03 23:23 권순욱 기자
권순욱 부국장 겸 정치부장 盧, 이회창 대세론 위협 노풍으로 후보 선출2002년 후단협의 경쟁력 갖춘 후보 흔들기金, 한덕수와 후보단일화 약속으로 후보선출2025년 후보단일화 압력은 약속 이행 촉구 국민의힘에서 후보단일화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견이 없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는데도 어느 누구도 후보교체를 말하지 않는 민주당의 침묵이 공포스럽고 으스스한 이유다.김문수 후보는 당의 공식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 후보다. 후보로 선출된 직후에 곧바로 단일화 압력에 직면한 김 후보 입장에서는 마뜩찮은게 당연하다. 공식 후보로 대접받는 모양새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 후보의 반발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김 후보가 정당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김 후보는 `김덕수` 즉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의 적극적인 단일화를 내세워서 당선됐다. 약속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어떻든 단일화 압력에 직면한 김 후보측은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보단일화 압력과 비
2025-05-06 14:27 권순욱 기자
권순욱 부국장 겸 정치부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지 100일이다. 트럼프 취임 이후 세계질서는 그야말로 카오스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전해 온 자유무역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자유무역에 기대어 수출로 먹고 살던 우리나라는 그 직격탄을 맞고 위기 상황에 몰리고 있다.자동차, 화학, 철강, 반도체, 조선 등 주력 산업은 해가 저물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AI(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를 먹여살리던 한미FTA(자유무역협정)는 사실상 백지화되고 있다. 트럼프의 공격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미국 수출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는 이야기다.여기서 시계를 2006년으로 돌려보자. 2006년 2월 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한미FTA 추진을 선언했다. 대한민국은 일순간 충격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역사 이래로 약소국으로 살았던 대한민국이 세계 최강의 미국을 상대로 FTA를 추진하겠다는 노 전 대통령의 선언은 충격 그 자체였다. 마치 원시인이 불이라는 문명을 처음 만난 순간처럼 말이다.노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개방한 나라가 성공도 하고 실패한 경우도
2025-04-29 18:30 권순욱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 선거 출마가 가시화되고 있다.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 후보만으로는 대선에서 필패한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소위 `빅텐트론`은 한 권한대행 출마설로 점화됐다. 그동안 국힘 내부에서는 한 권한대행 출마에 대해 다양한 이견이 존재했다. 그 흐름은 최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당원과 국민들의 요구가 모두 안고 가라는 것"이라며 전향적인
2025-04-24 17:35 권순욱 기자
각종 사법 리스크와 `이재명 포비아` 해소할 과제9부능선 넘어 정상에 서려면 `국민통합` 선언해야 `이재명 대세론`이 만들어졌다. 더 이상 압도적 1위가 아니라 이 정도면 대세론이다. 아직 변수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대로라면 오는 6월 3일 이재명 대통령 탄생은 시간 문제다.21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의 지지율은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18일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38%를 기록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일 NBS 조사결과에서 전주 32%에서 무려 7%포인트나 상승한 39%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후보들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경쟁이 무의미할 정도의 격차로 압도했다.대세론에 접어든 이 후보는 자신감을 얻은 표정이 역력하다. 그동안 여론의 눈치를 살피던 상법개정안의 경우 이전보다 더 강화된 공약을 제시했다. 국민의힘과 제3지대의 현재 상황만 놓고보면 대통령 당선은 기정사실로 인식할 수 있다.이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남아 있다. 현 상태로는 대통령에 당선된다 하더라도 극심한 반발과 국가 분열을 피할 방법은 없다.우선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다. 이 후보 본인
2025-04-21 08:58 권순욱 기자
풍부한 국정 경험·안정감 리더십트럼프 인맥, 통상전쟁 도움될 것출마 부정적 여론 극복 당면과제친윤석열 배후설과 훼방설 공존 조기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보수층에서는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있다.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만드는 데 관심이 모아진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호출받는 이유다. 세간에는 한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한 `빅텐트론`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이재명은 죽어도 안된다`는 사람들에게 한 권한대행이 희망으로 떠오른 이유는 몇 가지 있다.먼저 오랜 세월 다양한 국정운영 경험을 쌓았고 안정감이 있다. 윤석열과 이재명이라는 정치 초보들 간의 대결, 불안한 리더십은 오늘날 한국 정치를 상징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안정감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더구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무역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통상과 외교 부문에 일가견이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 권한대행은 이 분야의 전문가다. 한미FTA 추진의 주역이다. 특히 하버드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트럼프 진영과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향후 통상전쟁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한국 사회는 진
2025-04-17 17:12 권순욱 기자
조기대선이 48일 남았다. 현재 여론지형을 보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다. 변수는 많다. 무엇보다 `이재명은 절대 안된다`는 사람들이 많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호감이 가지 않는 후보`, `절대 찍고 싶지 않은 후보`, `거짓말을 잘 할 것 같은 후보` 등 각종 부정적 지표에서 압도적 1위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미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치열한
2025-04-15 16:48 권순욱 기자
대통령 후보 양보하고 연립정부 수립지금 가진 권력 절반 내어놓으면 돼이낙연·한덕수·유승민·이준석 모두 모아야 궤멸 위기다. 국민의힘 당사자들은 부인할지 모르겠지만 객관적으로 그렇다. 현재 상황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압승이 예상된다.흔히 51대49의 싸움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다. 1997년 김대중-이회창, 2002년 노무현-이회창, 2012년 박근혜-문재인, 2022년 윤석열-이재명의 대결만 그랬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총 8번의 선거 가운데 나머지 절반은 기울어진 승패가 확인된 선거에 불과했다.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2025년의 대선은 2017년 대선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2017년에는 문재인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렸고, 무난하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중간에 안철수 후보의 부상이 있었지만 대세를 깨트리지는 못했다.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교체론`이 `정권재창출론`을 크게 압도한다. 정당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압도한다.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은 강고한 1위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가상대결에서 큰 득표율 차이로 패배하는 것으로 나온다.그래서
2025-04-15 14:37 권순욱 기자
`망국적 지역주의`라는 말이 대한민국을 떠돌던 때가 30년전이다. 이제 그 자리를 `망국적 진영주의`가 차지했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사라지고 다수결 횡포만 남았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한민국 헌정사는 `여소야대(與小野大)`였다. 흔히 `제왕적 대통령`을 말하지만 실상은 `식물대통령` 신세였던 게 대부분이었다. 그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노태우 전 대통령
2025-04-08 09:07 권순욱 기자
권순욱 부국장 겸 정치부장 20년새 두명의 대통령 파면, 후진적 한국 정치의 단적 사례도덕성과 청렴성, 협치와 국민통합… `기본으로` 돌아가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1987년 헌법 체제에서 두 번째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불과 8년 만이다. 전형적인 정치 후진국의 행태다.어떤 사람들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증명했다고 한다. 정말 그런가? 미안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서부터 불과 20년 만에 세 번이나 탄핵이 시도돼 두 명의 대통령을 파면한 것은 결코 자랑할만한 일이 아니다. 대통령제를 채택한 많은 국가들 중에 이렇게 쉽게 탄핵이 추진되고, 실제로 탄핵이 되는 나라는 끊임없는 정정 불안에 시달리는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왜 이런 정치 후진국이 행태가 반복되는 것일까?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주의가 약화된 자리를 차지한 극단적 진영주의,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정치, 정치인들의 거짓말이 여과없이 통용되는 탈진실 시대, 정치인의 도덕성을 따지지 않는 풍토, 대화와 타협의 정치
2025-04-04 16:36 권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