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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호 칼럼

총 177건

가슴 먹먹한 `이태원 블루`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원자들은 대부분 죽은 상태로 있다가 어느 날 우연한 이유로 모여서 생명이 되는 거예요. 생명이라는 정말 이상한 상태로 잠깐 머물다가 죽음이라는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가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사실을 깨닫고 나면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정말 소중하다는 걸 알게 돼요. 반대로 죽음을 맞이한 가까운 누군가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난 게 아니라 내 주위에 원자 형태로 함께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것들은 위안을 주더라고요"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지난 주말에 이론물리학자인 김상욱 교수의 글과 강의 영상을 관심있게 보다가 무릎을 친 대목이다. 철학자처럼 느껴지는 물리학자의 죽음에 대한 깨달음에 탄복을 하던 참이었는데 말이다.모든 말, 글, 생각들이 갑자기 허망해졌다. 서울 한 복판에서 소중한 생명들이 또 어이없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울하다. 분노의 대상이 없어 더 답답해진다. 뉴스보다 더 빠른 SNS 소식에 중앙정부, 지방정부라는 분노의 대상이 생성됐다. "어떻게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무고한 젊은이들이..." 서울 한복판 이태원에서 벌어진 끔찍한 참사로 인한 희생자들과 유가족

2022-11-01 14:26 우인호 기자
그들만의 세상에선 `윤석열차`가 달린다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토마스기차마냥 열차 앞 부분이 윤석열 대통령 얼굴이다. 열차를 조정하는 기관사는 김건희 여사로 보인다. 승객들은 모두 검사들이다. 마치 제국주의 군인처럼 차창 밖으로 몸을 빼내어 칼을 들고 결기를 다지는 모습이다. `어린` 백성들이 혼비백산 흩어지고 있다.최근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금상(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한 작품 `윤석열차`가 그리고 있는 풍경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생각`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풍자한 고등학생의 작품으로 느껴진다. 냉전시기 소련에서 시작된, 그리고 지금도 북한에서 유행하고 있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예술 사조를 보는 듯하다. "작가들이여, 영혼의 엔지니어가 되라"는 스탈린의 말이 떠오른다. `기승전김건희`, `기승전정치보복`을 부르짖는 입장에서는 `윤석열차`만큼 단순 명료하게 세상을 설명하는 예술이 없을 것이다.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을 막후에서 조정하면서, 일본 순사처럼 칼을 든 검찰이 정치탄압, 정치보복에 앞장서고 있는 세상이 그들이 생각하는 세상인 셈이다.하지만 `윤석열차`는 일종의 상징 조작(image manipu

2022-10-04 18:02 우인호 기자
`恐韓症` 극복의 길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국민의 대표가 169명인데, 1명을 극복하지 못해 안달난 모습이 처량하기까지 하다. 맞닥뜨리는 족족 판판이 떨어져 나가니 한국 축구를 두려워한 중국 축구의 `공한증`(恐韓症)에 빗댈 만하다. 거대 야당 민주당이 한동훈(韓東勳) 법무부장관에게 느낄 법한 감정을 중국 축구의 공한증에 비유하는 호사가들이 많다. 두 나라 국가대표 A매치가 시작된 1978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은 27전 0승 11무 16패, 그 이후 지금까지 9전 2승 2무 7패의 성적을 거뒀다. 최근 10년여 동안 2번의 승리가 있었지만 중국 축구의 공한증은 여전하다. 하지만 중국은 2050년 축구 슈퍼강국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축구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춘 5년 계획, 유소년에서 프로축구까지의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가동시키기 위한 10년 프로젝트 등 단계적인 세부 목표 달성을 위한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다. 2050년 축구 슈퍼강국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첫 산이 공한증인데, 여전하니 비난도 많지만 두고 볼 일이다.민주당도 공한증을 극복하기 위해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우선 선수를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지금 선

2022-09-06 17:41 우인호 기자
부랴부랴 출범한 尹정부의 결정적 순간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한 사내가 걷고 있다. 비가 내렸던 듯 도시의 거리에는 물웅덩이가 곳곳에 생겨 있다. 그 사내는 구두가 물에 젖지 않게 위해서인지 가벼운 발걸음으로 물웅덩이 위를 폴짝 뛰어넘는다. 그 순간을 한 사진작가가 포착한다.사진을 기록에서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는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대표작 `생 라자르 역 뒤에서(1932년)`에 담겨있는 모습이다. "사진보다 인간의 삶에 더 관심이 많다"던 작가는 최대한 인위적인 연출을 배제했다고 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을 재빨리 파악하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 시간을 사각의 틀 안에 응고시킨 그의 작품 속에는 현대사의 결정적인 순간 못지 않게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순간들이 현재화돼 있다. 그래서 인생의 찰나가 오롯이 담겨있는 `생 라자르 역 뒤에서`를 지그시 바라보면, 물웅덩이를 뛰어넘는 `저 사내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뭘 하는 사내일까`라며 그의 사연이, 그의 인생 항로가 떠올려진다. 이것이 바로 사진 역사에서 가장 많은 페이지가 할애된 `결정적 순간`-1952년에 발간된 브레송의 사진집 영문판 제목(The Decisive Moment)이기도 하다-의 탄생이다. 국

2022-08-09 18:30 우인호 기자
"걱정 말아요, 그대"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거울 앞에 서서 스스로를 바라보며 "걱정 말아요, 그대"라고 말해주고 싶다.고유가·고물가·고금리 등 신3고 경제위기 때문이 아니다. 북한군의 총격으로 살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를 문재인 정권이 월북자로 `만들었다`는 충격적인 의혹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어서도 아니다. 문재인 청와대가 탈북어민의 귀순의향서까지 숨긴 채 `강제` 북송시켰다는 반인권적 행위가 밝혀지고 있어서도 아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았지만, 스스로는 정치적 핍박을 받고 있다는 얼토당토아니한 소리를 하고 있어서도 아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범죄 의혹을 딛고 거대 야당의 수장이 되려고 하는 이재명 의원 때문도 아니다. 재확산 조짐이 보이는 코로나19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작곡가 유희열 때문이다. 동년배의 유희열 씨가 만든 음악을 듣고 즐기며, 그를 좋아했던 내 과거의 일부 시간들이 심하게 훼손당한 듯한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의 음악을 좋아했던 많은 이들이 지금 비슷한 심경일 터이다. 지난 한 달 간 유희열 씨 작품 일부가 일본의 유명 음악가 등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지속됐다

2022-07-12 18:31 우인호 기자
신선하거나 비리거나…리더의 말, 말, 말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1. "필요하면 또 해야죠." 다소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신선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표현대로 `정치물이 덜 든 대통령`이기에 나온 말이었을까.지난주 정부 핵심 요직에 검사 출신 인사들이 `도배`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좌파 언론뿐만 아니라 우파 언론마저 펜 끝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는 와중이었다. `검찰 공화국`이라는 프레임이 견고해지는 순간이었다. "앞으로는 더 이상 검사 출신을 기용하지 않을 것"(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또는 "국민 말씀에 귀 기울이겠다" 정도의 말이 나올 수순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정면 돌파해버린다. 도어 스테핑(Door-stepping, 공개된 장소에서 이뤄지는 약식회견)이 즉문즉답이라곤 하지만 고심하지 않고 나온 답은 아니었을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꼭 필요했기 때문에 검사 출신이든 아니든 그 사람이 적임이었기에 지명했다는 얘기다. `검찰 편중 인사` 비난 여론에 기폭제가 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검사 출신이든 아니든, 혹은 검사 출신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기용해야겠다는 결정을 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여성 인재 발탁 미흡에 대한 지적이 나왔을

2022-06-14 18:19 우인호 기자
니들이 법치를 알아?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게맛도 모르는데 법치(法治)를 알 턱이 없다. 홍게맛, 대게맛 구별은 못하지만 게 모양 보고 아는 수준으로 살아도 무탈했다. 법치도 그저 `법에 따른 통치` 정도로만 알고 있어도 충분했다. 사실 깊이 알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법치의 맛까지 구별할 줄 알아야 되는 지경에 다다르고 있다.극동 지역이 게 산지로 유명한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관련, `전쟁`이나 `침공`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 법에 그렇게 되어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열흘쯤 지났을 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언론인을 징역 15년에 처할 수 있는 법안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언론들은 "우크라이나에서 `특수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군이 `평화유지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침공`을 `특수군사작전`으로, `전쟁`을 `평화유지활동`이라고 각각 했기 때문일까?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80%를 웃돌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은 `나치`에 신음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러시아군이 `특수군사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굳게 믿고

2022-05-10 18:06 우인호 기자
문재인 정부의 `찬란한` 업적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지금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문재인 정부 5년, 국민께 보고 드립니다"라는 제하의 `국민보고`가 첫 페이지에 떠있다. 클릭하고 들어가면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가 이룬 성과들이 적혀있다.부문별로 국정의 성과를 집약해 놓은 `변화 50+`에 마우스 커서를 가져가본다. △한국판 뉴딜 △선진국 도약 △코로나 19 △선도형 경제 △포용적 복지 △격차해소·일자리창출 △국가균형발전 △국민안전 △평화국가 선도국가 △공정한 사회 등 총 9개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이라는 정책을 펼쳤던가 보다. `디지털 뉴딜: 대한민국 대전환의 시작, 디지털 뉴딜이 이끌다`, `그린 뉴딜: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녹색혁명, 그린 뉴딜`, `휴먼 뉴딜:빈틈없는 고용안전망, 사람 중심 휴먼 뉴딜로 진화하다`, `2050 탄소중립:마지막 방어선 1.5℃…2050 탄소중립 선언` `지역균형 뉴딜: 지역이 엔진…지역균형 뉴딜 시동`, `뉴딜펀드 녹색금융: 금융, 디지털·그린 혁명의 연료가 되다` 등이 있다. 을 눌러본다. `일본 규제 정면 대응:일본 수출 규제 정면 대응, 위기 극복 성공 공식을 찾다`, `G7과 어깨를 나란히: G7과

2022-04-12 18:12 우인호 기자
행정수반인듯 아닌 국무총리는 왜?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사회 생활을 말진 기자로서 국무총리실을 출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실세 총리`로 불렸던 김종필(JP) 국무총리가 재임하던 시절이었다. 내각제 개헌, 통일부장관 해임 문제 등으로 JP가 총리 자리를 내려오던 시기까지 1년 정도 취재를 하면서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의문이 두 가지 있었다. `실세 총리`라는 건 도대체 뭐냐는 현상에 대한 의문과 `국무총리라는 제도는 왜 필요한가`라는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이었다.당연한 말이지만 국무총리 제도는 헌법에 규정돼 있다. 국무총리와 연관된 헌법 조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제66조 ④항).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제86조 ①항).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제86조 ②항).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제87조 ①항). 국무총리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제87조 ③항). 국무회의는 대통령·국무총리와 15인 이상 30인 이하의 국무위원으로 구성한다(제88조 ②항). 대통령은 국무회의의 의장이 되

2022-03-15 18:05 우인호 기자
`40%` 미스터리, 탈진실의 슬픈 자화상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 미스터리 1.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40%다. 임기를 3개월 남겨둔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오르내리는 경우는 경험칙상 드물다. 웬만하면 20%대(김대중·노무현·이명박)였고, 여차하면 한 자리 숫자(김영삼·박근혜)였다. 나타난 현상에 대해 해석을 해보고자 하나 도저히 해석할 수가 없다.지난 5년 간 문재인 정부가 한 일을 돌이켜보면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을 일일이 열거하려면 지면이 모자랄 수준인데도 말이다.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우선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최고치인 84%를 기록했던 임기 초반에 국민들이 내세웠던 긍정평가 이유와 현재의 긍정 평가 이유를 한번 비교해 보자. 한국갤럽이 2017년 5월 30일~6월 1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통 잘함/국민 공감 노력 18% △인사(人事) 10% △전반적으로 잘한다 8% △공약 실천 7% △개혁/적폐청산/개혁의지 6% 순으로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한 이유를 들었다. 같은 기관에서 지난달 25~27일 조사했을 땐 △외교/국제 관계 28% △코로나19 대처 20%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 7% △안정감/나라가 조용함 4

2022-02-08 18:41 우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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