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김건희 여사의 공통점은? 여러 답변이 있겠지만 필자의 답은 학위 논문 표절 논란으로 곤란을 겪고 있거나 겪었던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총리 인사청문 과정에서 불거진 김민석 후보자의 해외 학위 논란은 학벌을 추앙하는 한국 사회를 그대로 반영한다. 김 후보자의 학력은 화려하다. 서울대 사회학과 학사(1989),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1995), 중국 칭화(淸華)대 중국법 석사(2010), 미 럿거스대학 법학 박사(2011). 그냥 엘리트가 아니라 슈퍼 엘리트의 학력이
2025-06-29 19:13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지난 3일 대통령 선거는 어쩌면 요식행위였을 지도 모른다. 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국민들은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예상했다. 다만 과반수의 지지율을 얻을지 반신반의했다. 결과적으로 이재명 후보는 투표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1728만 7513표(49.42%)를 획득해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이 되었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이재명 후보과 과반을 넘기지 못했고, 김문수 후보는 41.15%나 득표했다는 사실이다.이번 대선에선 명분과 준비 등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압도했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월 3일 계엄령 선포와 그에 따른 탄핵 심판의 결과로 치러졌다. 말하자면 윤 전 대통령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성격이 짙었다. `내란 종식`이라는 민주당의 캐치프레이즈로 계엄령을 떠올리기 충분했다. 또한 민주당에서는 4월 27일 대통령 후보자를 최종 선출했지만 국민의힘은 후보 교체 파동을 겪고서야 2주 늦게 후보자를 선출했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통령은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무엇보다 지역 구도를 깨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선 다음날인 4일 신문에 보도된 득표결과 지도는 매우 상징적이
2025-06-08 18:26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패밀리 비즈니스`라는 용어를 선거에 끌어들인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선거라는 것은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발언했다. 아내 김건희 여사의 정치 참여 의혹을 부정하면서 한 말이었다. 얄궂게도 김 여사는 지금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정 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패밀리 비즈니스(family business)를 번역하자면 가족 경영이다. 즉, 2명 이상의 가족 구성원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가족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존재다. 그렇기에 가족은 기업 경영에서 종종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 영역에서 가족의 참여는 부정적 뉘앙스를 갖는다. 권력자 주변에서 이권을 탐하는 사람과 연루되기 쉽기 때문이다. 선거는 패거리의 힘에 좌우된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 혼자 힘으로 당선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는 후보자 개인에 대한 투표뿐만 아니라 후보자가 속한 정당에 대한 투표의 성격도 갖는다. 해당 정당이 내세운 정강과 정책, 과거 활동을 눈여겨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5-05-18 18:03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어른들은 "그 애 목소리는 어떠니? 어떤 놀이를 좋아하니? 나비를 수집하니?" 따위의 말을 결코 하지 않는다. 대신 "그 앤 몇 살이니? 형제는 몇이니? 몸무게는 얼마나 나가지? 아버지 수입은 얼마냐?" 따위만 묻는다.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는 소설 `어린 왕자`에서 어른들은 본질적인 것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고 숫자만 좋아한다고 비판한다. 21대 대통령 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이뤄지는 언론 보도 역시 그러하다. 대통령 후보자 인물 자질이나 정책 보도 대신에 후보 선호도 조사, 호감도 조사 등이 난무하고 있다.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주(4.21~28)에만 해도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가 24건이 발표되는 등 4월에만 총 80건의 대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보도 내용 역시 수치만 다를 뿐 대부분 비슷하다. `대통령 후보 중 누구를 선호하는가`,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누가 국민의힘 후보가 될 것인가` 등에 대한 보도이다. 유력 후보가 없는 국민의힘 상황을 고려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다자대결 시에 어느
2025-04-27 17:37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지난 2022년 3월 정치신인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은 검사들을 대거 권력 주변으로 끌어들였다.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전진 배치되었다. 대통령 주변에는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자리 잡았다. 자타공인 `검사 정권`이었다. 하지만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검찰 엘리트들의 국정운영 참여는 실패로 막을 내렸다.돌이켜보면, 윤석열 정부 3년은 우리 사회의 중추였던 전문직 엘리트가 무너지는 과정이었다. 의사와 판·검사, 심지어 군인 엘리트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역시 추락했다. 오래 전에 신뢰를 잃은 정치인이나 기자들은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전문직 엘리트들에 대한 신뢰 붕괴가 사회의 도덕적 질서 상실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몰락한 직접적 계기는 지난해 12월 3일 계엄령 선포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그 징후는 지난해 22대 총선을 앞두고 단행된 의대정원 확대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20일 윤석열 정부는 의대정원을
2025-04-06 18:18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임박했다. 17일은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 의결이 이뤄진 뒤 벌써 94일째. 헌재의 결정은 100일을 넘기지 않고 이번 주 안에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의결부터 헌재의 선고까지 각각 63일과 91일 걸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조금 더 늦어지는 셈이다. 그만큼 헌재의 고민이 깊다는 방증이다. 지난 90여 일간 국민 여론이 탄핵 찬성과 탄핵 반대로 양분되면서 헌재의 판결은 정권 연장이냐, 정권 교체냐의 물음 수준을 넘어섰다. 벌써부터 탄핵 결과에 대한 섣부른 예단과 함께 불복, 반대 시위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은 길거리 시위대에 영합하는 발언을 하는 모습마저 보인다. 이제 헌재 판결 이후 국민 갈등을 걱정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만약 헌재가 탄핵을 기각 또는 각하한다면 윤 대통령은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로 멈칫했던 국정과제 이행과 평소 생각했던 정치개혁 등에 한층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윤 대통령의 복귀를 마뜩찮게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박찬대 민주당
2025-03-16 18:21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대학 등록금 동결은 한국형 포퓰리즘 정책의 대명사다. 지난 16년간 일관되게 추진되어왔다. 진보-보수 등 정권 이데올로기와 상관없이 추진된 이유는 간단하다. 등록금 동결은 유권자 중 비율이 높은 대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환영받기 때문이다. 첫 도입은 표심을 잡기 위해서였다면 이후에는 표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 등록금 인상을 억눌러야 했다.그동안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대학에는 `국가장학금 유형II` 제한이라는 채찍을 휘둘러왔다. 반면, 등록금 동결 혹은 인하한 대학에는 대학혁신지원금이라는 당근을 줬다. 그러나 몇 년이면 끝날 줄 알았던 등록금 인상 억제가 지속되면서 대학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난해 4년제 대학 190개교 중 26개교(13.7%)가 등록금 인상을 감행했다. 올해에는 70% 가까운 대학들이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전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4년제 대학 190곳 중 131개교 (68.9%)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특히 사립대의 경우 전체 151곳 중 120개교(79.5%)가 인상에 합류했다. 반면 국·공립대학 39곳 중 등록
2025-02-23 17:41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1453년 조선 초기 계유년(癸酉年)의 일이다. 세종의 둘째아들 수양대군은 책사 한명회의 조언을 따라 조카인 어린 단종을 몰아내고 권력을 잡았다. 반대하는 김종서와 황보인 등 중신들과 가족들을 살해했다. 경복궁 동쪽의 한성부 가회방 일대는 피가 흘러 하천을 이룰 정도였다. 백성들은 붉은 피의 흔적을 지우고자 재를 뿌렸다고 한다.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재동에서 572년 전 일어난 일이다. 역사는 흘러 재동은 또 다른 역사적 갈등의 현장이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기일마다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심화되는 정치적 양극화 지형에다 헌법재판소에 대한 불신마저 생기면서 어떠한 판결에도 수긍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생기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988년 설립 이후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고, 인권의식이 결여된 구시대의 법률에 대한 위헌판단으로 존재감을 키워왔다. 탄핵심판은 독단적인 권력 행사, 자의적 권력 남용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대통령과 국무위원의 탄핵처럼 정치적 이슈에 대한 판단을 묻는 상
2025-02-02 16:43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새해 벽두부터 온 나라가 시끄럽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에 나섰기 때문이다. 언론은 세밑에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무안공항 추락사고를 아주 오래전 일처럼 간주하고 있다. 비극적인 179명의 죽음보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사상 첫 영장 집행 시도가 더 뉴스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현기증 나게 빠른 장면 전환이다.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동의할 수 없는 비상식적 행동이었다. 그로 인해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수사기관으로부터 내란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국민 다수에 의해 선출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헌재)의 판단이나 공수처의 체포 및 구속 절차가 기한에 쫓기거나 국민적 반감에서 진행되는 것을 경계한다. 특히 그 과정이 편법이나 절차적 문제를 조금이라도 갖고 있어선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회복하기 힘든 국민 갈등과 분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 시도는 다소 성급한 면이 있다.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권한과 영장 발부 절차 논란을 차치하
2025-01-05 17:52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직무는 당일 정지됐다. 대통령에 취임한 지 950일 만의 일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6시간짜리 비상계엄령` 선포로 탄핵을 자초했다. 윤 대통령의 뜬금없는 비상계엄령 선포 배경으로는 평소 일부 유튜브의 편향된 시각에 미혹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꼽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담화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주요 이유로 `부정선거`를 언급했다. 4·10 총선 부정 선거설은 일부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이다. 대통령은 실제로 계엄령 선포 직후 `전산시스템 점검`을 이유로 군 병력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기도 했다. 2022년 12월 김진표 당시 국회의장을 만나서는 "이태원 참사가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역시 극우 유뷰버들의 음모론 연장선이다. 극우 유튜버들은 대부분 1~2인의 방송 형태로 운영되면서 팩트 확인이나 게이트키핑 작업을 거의 거치지 않는다. 균형 잡힌 시각은 찾아볼 수 없다. 1~2회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면, 비슷한 콘텐츠의 추천이 따라온다. `좋댓구알`(좋아
2024-12-15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