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박연차 돈 아니라면 한마디로 답하면 될 일…말 돌리지 말라”
곽상언 “팩트라면 근거·증거를 보여달라”…한동훈 주장 정면 반박
한동훈 “환치기 유죄판결 항소취하서도 곽상언이 제출”…재차 압박
‘박연차 게이트’ 공방서 ‘노무현 검찰수사 조작 여부’ 역사 논쟁으로 확산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금품수수 의혹을 놓고 연일 거친 설전을 벌이고 있다.
한 의원은 노 전 대통령과 가족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고가의 시계와 거액의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주장을 이어가면서 곽 의원 부부의 미국 뉴저지 아파트 구입 자금까지 거듭 문제 삼았다. 이에 곽 의원은 “팩트”라고 단정한 근거와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양측의 공방은 3일 곽 의원의 첫 반박을 시작으로 한 의원의 재반박, 4일 곽 의원의 두 번째 장문 반박에 이어 한 의원이 다시 맞받으면서 최소 네 차례 이어졌다.
한 의원은 4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의 두 번째 반박문을 겨냥해 “곽상언 의원이 저를 향해 또 글을 썼다”며 “다른 제3자가 아니라 곽상언 의원 부부가 미국에서 산 집, 그 집 산 돈이 박연차에게 받은 것이 맞는지 단순한 팩트를 묻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연차에게 받은 돈 아니라고 한마디 못하면서 말이 긴 곽상언 의원, ‘나도 궁금하다’니요. 이건 남의 얘기가 아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곽 의원에게 사실관계를 단순히 ‘맞다’ 또는 ‘아니다’로 답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말 돌리지 말고 ‘맞다, 아니다’를 말해야 한다”는 게 한 의원의 주장이다.
앞서 곽 의원은 한 의원이 노 전 대통령 본인 또는 가족의 피아제 시계 및 박연차 전 회장의 금품수수 의혹을 ‘팩트’라고 규정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곽 의원은 “한 의원 본인이 직접 큰 소리로 ‘모든 사실이 팩트’라고 하시니, 그 팩트를 제게 분명하게 보여주시고 확인시켜 주시면, 제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사죄하고 비난 받고 처벌받겠다”고 했다.
곽 의원은 특히 한 의원이 당시 박연차 게이트 수사팀 소속 검사가 아니었다는 점을 들어 “무엇을 근거로 어떻게 ‘확정적 사실’, ‘팩트’라고 확언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의원은 “저는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내용을 폭로하는 것이 아니니 ‘당신은 수사팀도 아닌데 어떻게 아냐’는 초점 없는 물타기는 치우라”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특히 곽 의원 부부의 미국 뉴저지 아파트 구입 문제를 공방의 핵심 쟁점으로 다시 끌어올렸다.
그는 “곽상언 의원 본인 부부가 산 집이고, 미국 집 살 때 ‘환치기’한 범죄에 대해 노정연 씨에 선고된 유죄판결의 항소취하서 제출도 곽상언 의원 본인 손으로 직접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에 대해 “민주당 정치세력이 지난 20년 가까이 국민 상대로 가스라이팅한 것과 달리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조작이 아니었다’는 말을 하기 위해, 곽상언 의원 부부가 유학을 위해 산 미국 뉴저지 집값 일부를 박연차가 냈다는 팩트를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닌가? 아니라고 못하지요?”라고 거듭 물었다.
이 같은 한 의원의 주장은 앞서 곽 의원이 “뉴저지 아파트와 관련해서도 분명한 자료나 증거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한 데 대한 재반박이다.
이번 설전은 단순한 금품수수 의혹 공방을 넘어 2009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 의원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조작된 것이 아니라 실제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한 사건이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곽 의원은 수사 과정과 당시 언론보도를 모두 사실로 단정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증거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 20년 가까이 민주당 정치세력이 사적 이익을 위해 국민을 가스라이팅한 ‘노무현 검찰수사 조작 신화’를 극복해야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노무현이 아니라 노무현의 죽음을 이용해 먹은 민주당 정치세력을 비판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공세가 노 전 대통령 개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정치적 프레임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노무현 본인 또는 가족이 스폰서 박연차로부터 3억 피아제 시계들, 수십억 불법자금(곽상언 의원 부부의 미국 뉴저지 집값 포함)을 받은 것 사실이냐, 아니냐”고 거듭 물었다.
반면 곽 의원은 한 의원이 주장하는 ‘팩트’의 근거를 제시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양측의 핵심 쟁점은 ‘박연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주장이 사실인지’와 함께, 한 의원이 이를 ‘확정적 팩트’로 규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와 증거가 무엇인지로 좁혀지고 있다.
공방이 계속되면서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둘러싼 정치권의 오랜 논쟁이 다시 정치권 전면으로 소환되는 모습이다.
권순욱 기자(kwonsw87@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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