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친윤이라 단정 어렵다” 정면 반박
대통령실 추가 검증 후 임명 절차 본격화
김용민·박주민·추미애 등 강경파 반대 여전
청문회서 검찰 개혁 의지 놓고 격돌 예고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검찰개혁 방향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갈등이 다시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권 일각의 반대론을 공개적으로 반박한 데 이어 김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까지 마친 뒤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하면서 임명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지만, 검찰개혁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 반대 기류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실이 강경파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김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을 진행했고,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판단 아래 청문 절차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반대론의 동력이 상당 부분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 역시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 연이어 직접 입장을 밝히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허위임을 알면서 하는 억지 주장은 국정 방해”라고 지적한 데 이어, 이달 1일에는 “검사 출신이라고 다 버리자면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도 다 검사 출신인데 그분들은 어찌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2일에는 김 후보자에 대한 ‘친윤’ 논란과 관련해 “최소한 친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김 후보자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고 임명 절차를 진행한 만큼 여권 내부의 반대 움직임도 청문회를 계기로 조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내에서는 오히려 인사청문 과정에서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역시 앞서 강경파가 김 후보자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논란을 잘못된 ‘프레이밍’이라는 취지로 지적한 바 있다.
김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표면화된 친명계와 검찰개혁 강경파 사이의 갈등 역시 청문회를 거치며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유시민 작가가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을 겨냥해 “국민을 속였다”는 취지의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은 것을 두고도 여권 내부에서는 지나친 공세라는 반응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일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약 4시간 동안 만찬을 함께한 것도 검찰개혁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이견이 상당 부분 정리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영진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 등과 의견을 나눴다고 밝히면서 “소위 강경파로 알려진 김용민 의원님께서도 반대하지만 당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닥치고 의총 소집, 무제한 토론하고 표결, 당론 결정을 제안한다”며 당내 논의를 통해 하나의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담당하는 국회 행안위 측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서영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자에 관해 여러 분의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많은 부분이 정리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의 추가 검증 과정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귀를 열고 다 들은 상황 속에서 결정해 보내주셨으니 국회에서 이 부분을 잘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은 이 대통령과 여당의 모습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청문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오히려 여권 내부의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검찰개혁 강경파와 행안위 일부 의원들이 김 후보자의 과거 검찰개혁 관련 행보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검찰 수사권 조정과 중수청의 역할 등에 대해 강경파가 기대하는 수준의 개혁 의지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반대론이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검찰개혁을 주도해온 김용민 의원은 지난 2일 공소청 출범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중수청장 후보는 검찰 개혁을 반대해 왔던 인물”이라며 “검찰 수사권 축소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했고, 권한쟁의 심판 청구도 하겠다고 공언까지 했던 검사장 출신”이라고 주장했다.
행안위 소속 박주민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김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원칙을 지켜나갈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고 부적격하다면 (임명이) 부적합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 역시 유튜브 방송에서 김 후보자 임명에 대해 “단순하게 반대다.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윤 의원은 최종 판단은 대통령의 몫이라는 점을 함께 언급하며 “마지막 단계에서 국민들이 판단해야 한다. 어떻게 결단할지는 대통령 몫”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도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추 지사는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자신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검사장으로 발탁했다는 점을 근거로 신뢰를 표시한 데 대해 “저의 사람 보는 실력이 형편없음을 고백하며 제가 검사장으로 발탁한 것을 그를 신뢰하는 근거로 삼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을 돌릴 수 있는 자를 왜 개혁의 사명을 띠고 출범하는 배의 선장으로 중용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결국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단순한 개인의 적격성 검증을 넘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방향과 속도, 그리고 여권 내부의 노선 갈등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자신의 과거 발언과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여권 내 찬반 기류가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민주당 지도부와 강경파 사이의 갈등이 실제로 봉합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윤성연 기자(jo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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