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군사분계선(MDL) 문제를 논의하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제안을 강하게 거부하며 남북 대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김 부장이 국방성 군사대외사업국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관련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부장은 정 장관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군사분계선을 공동으로 확인·측정하기 위한 소통을 제안한 데 대해 “응답할 가치조차 없는 망상이며 일방적인 넋두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군사주권 문제를 적대국과 협의하지 않는다”며 “국경선은 회담을 통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권적 권리 행사와 힘에 의해 확정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남북 접촉 가능성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부장은 “조선과 한국 사이에 접촉의 여지가 생길 수 있는 어떤 공간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과 마주하는 것 자체가 악몽이며 이는 과거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북한의 사과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김 부장은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비꼬았다.
아울러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이 남북 소통 창구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번 사안을 두고 자신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자작극’의 배경과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의 향후 대응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우리는 모든 상황에 대비돼 있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내놨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앞서 유럽 출장 일정을 단축하고 전날 귀국한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은 결국 휴전선과 군사분계선 문제”라며 “이제는 만나서 소통해야 할 시점이다. 군사분계선을 다시 확인하고 측정하는 작업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김 부장은 지난달 30일과 이날 두 차례에 걸쳐 담화와 입장문을 내고, DMZ 지뢰 폭발이 북한군 지뢰에서 비롯됐다는 우리 군의 판단과 남북 긴장 완화 의지를 밝힌 이재명 대통령의 국군의날 기념사를 각각 “서울의 자작 광대극”, “자작 광대극의 제2막”이라고 표현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윤상호 기자(sangho@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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