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이재용·이부진·이서현 등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 총출동
앤 공주 비롯 주요 정재계 인사·글로벌 기업 경영진 등 대거 자리
ASML·머크 등 파트너사 CEO들도 자리 빛내… ‘민간외교의 장’
美 뉴욕·시카고 이은 3번째… 주영한국대사 “혜안·헌신에 경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기증품으로 구성한 ‘이건희(KH) 컬렉션’ 영국 순회전에 직접 찾아가 영국 왕실 앤 공주를 비롯한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가지며 활발한 민간외교활동을 펼쳤다.
이 자리엔 삼성전자의 주요 반도체 파트너사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이 회장과 미래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삼성은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특별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 개막을 기념하는 갈라 디너를 개최했다. 이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총수 일가가 참석했다.
갈라 디너에 앞서 열린 리셉션에는 영국 왕실의 앤 공주가 참석해 특별전 개막을 축하했다. 갈라 디너에는 영국 정·관계 인사와 글로벌 기업 경영진, 문화계 주요 인사 등 240여 명이 자리해 한국 문화유산과 예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재계에서는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 카이 베크만 머크 CEO, 안드레아스 페허 자이스 CEO, 패트릭 반데나멜레 아이멕 CEO 등 삼성전자와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글로벌 핵심 파트너들도 참석했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다. 머크와 자이스도 반도체 소재와 광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아이멕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삼성전자와 미래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BT그룹과 보다폰, 세인즈버리, 스탠다드차타드 등 글로벌 기업 경영진도 참석했다. 이외에 정계에서는 존 힐리 재무장관, 카니슈카 나라얀 인공지능(AI) 장관, 올리버 다우든 전 부총리, 그레그 핸즈 전 무역장관, 존 슬링어 주한 영국 무역특사, 에드 데이비 자유민주당 대표 겸 한영의원친선협회 의장 등이 참석했고, 학계에서는 옥스퍼드대학과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등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이어져 온 가족의 문화유산 보존과 나눔의 철학을 소개했다. 이 회장은 이 창업회장이 문화유산을 가꾸고 후대에 전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미술품 수집을 시작했으며, 이 선대회장은 이를 이어 평생에 걸쳐 작품을 수집하면서 소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존하기 위해 힘썼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저희 가족은 여러 세대에 걸쳐 예술과 문화는 보존하고 함께 나눠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며 “이번 전시가 2000년에 걸친 한국의 창의성과 문화유산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또 이날 행사에 참석한 마이크 로 등 한국전쟁 참전용사 3명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회장은 지난 7월 한국 부산시 남구 재한유엔기념공원을 찾아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한 앤 공주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며 한국과 영국이 오랜 시간 이어온 인연을 강조했다.
홍 명예관장은 고대와 현대 작품을 아우르며 컬렉션을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데 헌신했다고 말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박물관 이사회 의장은 축사에서 “인류 공통의 문화유산에 기여한 이건희 선대회장과 가족들의 헌신은 과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고, 김흥종 주영한국대사는 “2000년 한국 역사를 담은 작품들을 전시하게 돼 더욱 뜻깊다”며 이 선대회장의 혜안과 비전에 경의를 표하고, 이 회장과 삼성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영국박물관이 공동 기획했다. 영국박물관에서 1984년 ‘한국의 보물: 5000년의 미술’ 전시회 이후 42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다.
이건희 컬렉션은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시작된 첫 해외 순회전에는 약 8만명이 방문해 최근 10년간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가운데 가장 많은 관람객을 기록했다.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열린 미 시카고 전시에는 워싱턴DC 때보다 40% 이상 늘어난 약 11만5000명이 방문했다.
이번 영국박물관 전시에는 총 100건의 작품이 출품되며, 국보 10건과 보물 13건이 포함됐다. 고대 금속공예와 불교미술부터 고려청자, 조선시대 회화·공예, 근현대 미술까지 시대별 작품을 통해 한국 예술이 오랜 시간 변화하고 발전해온 과정을 보여준다.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 전(傳) 덕산 청동방울 일괄과 까치와 호랑이, 이중섭의 ‘묶인 사람들’ 등 미국 순회전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들도 선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한국 문화의 가치와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미래사업 성장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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