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3000억 규모 영구자석 생산거점 구축
글로벌 희토류 광산업체 등서 35여년간 경험
이스크랩·배터리 재활용 등 韓·美 사업연결
“韓제조 노하우에 非중국 공급망 다변화 접목”
문석진 EMAT 한국법인 대표
미국 희토류 기업이자 나스닥 상장사인 에볼루션 메탈스&테크놀로지스(이하 EMAT)의 문석진(55) 한국법인 대표가 한국 시장에 수천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미국 등 서방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 줄이기 노력의 틈새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차용 모터를 비롯해 산업용 모터, 로봇, 풍력발전, 인버터 에어컨 등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의 필수 소재로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EMAT는 포항에 3000억원을 투자해 영구자석의 한 종류인 소결자석 생산공장을 세울 계획이며, 세종에는 본드 자석·연구개발 거점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문 대표는 글로벌 희토류·광산업체에서 35년여간 경험을 가진 핵심 광물 분야 전문가로, 글로벌 경험과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토대로 국내 희토류·영구자석 사업 확장의 중추 역할을 맡았다. 문 대표는 1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희토류 원료 공급은 특정 국가가 독점 생산을 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새로운 공급 경로를 개척해 나가며 공급 경로를 확대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EMAT는 최근 포항시에 ‘희토류 소재 및 영구자석 생산공장 건설사업’ 투자의향서를 보냈다. 이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총 11만7912㎡(약 3만5731평)의 소결자석 등의 생산공장을 세우는 프로젝트로, 투자금액은 총 3000억원이다. 생산능력(캐파)은 연간 6000톤이다.
EMAT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한화 약 3조원 수준이다. EMAT의 사업 구조는 크게 3가지인데, 한국을 중심으로 한 희토류 영구자석 사업, 미국 내 이스크랩(E-Scrap·전자 폐기물)과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이다.
이들은 각각 별도의 사업군이라기보다 서로 연결된다. 문 대표는 “회사의 경쟁력은 3가지 사업을 보유한 그 자체가 아니다”라며 “이스크랩과 폐배터리를 고객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희토류 자석과 배터리 소재로 전환하는, 하나의 운영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상업 생산기반에서 본드·소결 자석을 만들고, 미국의 이스크랩과 폐배터리에서 희토류·귀금속·배터리 소재를 회수해 다시 산화물·금속·합금·자석과 배터리 소재로 전환할 방침”이라며 “사용후 자원에서 최종 제품까지 연결하는 운영 플랫폼이 핵심 포지션”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호주 시드니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뒤 유럽·북미 지역 등에서 금속·소재 현장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호주 광산기업에 재직하면서는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 밸류체인(가치사슬) 관리를 비롯한 전반의 경영을 수행했다.
그는 “이전 직장에서는 광산에서 원석을 채굴하는 단계부터 이를 정련·제련해 최종 금속제품으로 가공하는 과정(Mine-to-Metal)을 경험했다”며 “EMAT에서는 재활용 원료·폐기물 단계에서 시작해 핵심 부품인 영구자석을 제조하는 전 과정, 폐배터리·폐자원 재활용 기반 자석 생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이러한 사업 연결고리를 통해 중국의 희토류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은 희토류 매장량보다 정련 시장의 비중이 더 큰 데, 중국 물량만으로는 글로벌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데다,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로 한국에 기회 요인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국방부 규정 강화를 골자로 한 신규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는 내년 1월부터 주요 방위산업체는 채굴 단계까지 추적 가능한 신뢰할 수 있는 희토류 자석만 납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EMAT는 자사 시설에 검증된 소재를 확보해 강화된 안보 기준을 충족했다.
문 대표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보면 중국의 자석용 희토류 채굴 비중은 약 60%지만 정련은 91%, 소결 자석은 94%다”며 “2035년 중국 외 지역의 자석 생산능력이 필요한 수요의 20%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병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MAT는 중국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정련·금속화·합금·자석 제조 등을 경쟁분야로 삼고 있다.
그는 가격만 놓고 중국과 동일한 방식으로 경쟁하겠다는 접근은 현실적이지 않다면서도 “미국은 자본, 시장, 정책 의지가 있지만 정련·금속화·자석 양산과 숙련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한국은 자동차·전자·배터리·로봇과 같은 제조, 품질 관리의 경험을 갖고 있다. 또 베트남·캐나다·유럽 등 비중국 원료, 일본의 자석 기술과 장비, 미국의 자본과 수요를 연결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그러면서 “회사가 현재 검토하고 있는 공급망만 보더라도 경 희토류에 해당하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PrNd)은 베트남, 유럽과 아시아, 중희토류는 캐나다, 아시아, 중앙아시아, 브라질, 인도 등으로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구조를 추진하고 있다”며 “원료를 중국 한 곳에서만 가져오는 구조가 아닌 여러 지역의 원료를 한국의 제조기반과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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