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매장에서 시작된 ESL, 상품 수 많고 가격 변동 잦은 업태로 빠르게 확산

솔루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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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유통시장에서 전자가격표시기(ESL)가 대형 마트의 전유물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가격 변동이 잦은 식료품 매장을 중심으로 도입되던 ESL이 드럭스토어, 오피스용품 매장, 홈임프루브먼트(주택 자재·공구) 매장 등 다양한 업태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업태가 넓어지는 배경에는 공통된 고민이 있다. 북미 유통업계는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고 인건비가 오르는 가운데, 온라인과 매장의 가격을 실시간으로 맞춰야 하는 옴니채널 경쟁에 놓여 있다. 상품 수가 많고 가격·프로모션 변경이 잦을수록 종이 가격표를 손으로 바꾸는 방식의 비효율은 커진다. 업태와 관계없이 ‘가격 관리 자동화’가 공통 과제가 된 것이다.

업태마다 ESL에 기대하는 역할은 조금씩 다르다. 드럭스토어는 좁은 진열대에 수많은 소형 상품이 빽빽하게 놓여 있어 작은 크기에서도 정보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홈임프루브먼트 매장은 매장 규모가 크고 취급 품목이 방대해, 대량의 가격 정보를 한 번에 관리하고 고객이 넓은 매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도록 돕는 기능이 중요하다. 오피스용품 매장은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아 온·오프라인 가격 일치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솔루엠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북미에서 고객 업태를 그로서리에서 드럭스토어, 오피스용품, 홈임프루브먼트 등으로 넓혀왔다. 매장 구조와 상품 특성, 가격 운영 방식이 다른 각 업태에서 구축 경험을 쌓으며, 제품 크기와 색상, 설치 방식을 매장 환경에 맞춰 제안하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 편의점과 의료기관 등 새로운 업태로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업태 다변화는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정 업태나 고객의 투자 일정에 따라 매출이 출렁이는 구조에서 벗어나, 여러 업태의 구축 일정이 맞물리며 매출이 보다 고르게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솔루엠 ESL 매출의 약 90%는 유럽과 북미에서 발생하고 있다.

생산과 공급망도 뒷받침하고 있다. 솔루엠은 베트남, 멕시코, 인도, 중국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13개국에 걸친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어, 지역별 수요와 공급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솔루엠 관계자는 “북미 ESL 시장은 식료품 매장을 넘어 다양한 업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업태별 매장 환경에 맞춘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박영서 기자(py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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