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 개최
내년 재생에너지 10GW 이상 확대 전망
"AI 시대 원전·재생에너지 조화가 숙제"
정부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에 적용할 전용 전기요금제를 설계한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되 한전 적자와 일반 전기 소비자 부담을 키우지 않는 방향으로 요금체계를 짠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AIDC 전용 요금제를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AIDC에는 일반용 전기요금이 적용된다. 기후부는 산업용 요금을 적용하거나 별도 전용 요금제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장관은 요금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지 않겠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그는 "콩값보다 두부값을 싸게 공급하면 결국 누군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 투자비와 AIDC 전력 사용 특성을 반영해 한전 재무 부담과 다른 전기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산업용 전기요금 경쟁력도 강조했다. 김 장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오르자 한전 재무 부담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과도하게 의존해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 일반용과 주택용, 농업용 등에도 부담을 분산했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산업용 요금 급등이 국내 제조업 경쟁력에 부담을 줬다는 진단이다. 기후부는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내년부터 보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는 40GW에 조금 못 미친다. 정부 목표인 2030년 100GW까지 약 60GW를 추가해야 한다.
김 장관은 태양광 이격거리와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전력망 접속제도 개편 효과가 내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부터 적어도 태양광 10GW 이상이 늘고 풍력도 조금씩 본격화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가 10GW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가 뜨기가 어렵지 뜨면 높이 날고 멀리 간다"고 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조화도 향후 에너지 정책 핵심 과제로 꼽았다. AI와 반도체 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AI 혁명 시기에 맞춰 총 전력 수요를 어떻게 예측할지, 석탄을 폐지하면서 새로운 에너지 믹스를 어떻게 맞출지 고민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기술적으로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숙제"라고 말했다.
다만 대미 투자에는 아쉬움도 나타냈다. 대미 투자가 기후부 소관은 아니라며 구체적인 평가는 자제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투자 사업에서는 기후 대응보다 상업적 합리성이 주요 판단 기준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김 장관은 "대미 투자는 기후부의 몫은 아니다"라며 "미국 정부의 요구가 있고 이에 응할지 판단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각에서는 기후의 '기'자도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관으로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우리가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온실가스 감축 성과에는 낮은 평가를 내렸다. 김 장관은 목표한 수준만큼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했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 불안으로 가스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석탄발전 감축 속도가 늦어진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AI와 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 증가 역시 향후 감축 경로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향후 에너지 정책 과제를 기후위기 대응과 AI 시대 대비, 전기요금 경쟁력 확보로 압축했다.
그는 "세 가지 퍼즐을 같이 풀면서 에너지 대전환을 해야 한다"며 "전기가 단순한 산업수단이 아니라 국가경쟁력의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세종=김우람 기자 kw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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